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난 세계사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때문에 관련된 책을 잘 보지도 않는다. 간혹 책을 봐도 지루하고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지명 등외 명칭 때문에 헷갈리기도 하고 금방 잊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아 눈으로 글자는 읽지만 머리에서는 전부다 튕겨낸다. 그러다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평소와는 다르게 무언가 읽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생겼다. “참을 수 없는 농담”이라는 문구에 강하게 끌린 듯 하다. 나에겐 상당히 진부한 세계사를 유머와 재치가 함께하는 스타강사의 빨려 드는 강의처럼 유쾌하게 나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고 해결해 줄 것 같은 기대감과 그 동안 먼 거리에 있었던 세계사를 가까이 하는 기회가 될 것 같은 이유로 말이다. 그리고 다 읽었을 때는 처음 제목에 느꼈던 기대감을 완전 충족하여 재미를 느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만족하는 재미를 느꼈다.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었고, 특히 마지막에 “닫는 글을 대신해” 부분에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역사에 대해서는 상당히 재미있었다.

 요즘 “알쓸신잡”을 가끔 보는데 재미가 있어서다. 가끔 보기 때문에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깊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 책은 10개의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 아래 인류에 큰 영향을 끼쳤을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왠지 모를 “알쓸신잡”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책 표지에 “짧지만 우아하게 46억년을 말하는 법” 이라고 쓰여 있는데, 왠지 모를 어딘가에 가서 누군가에게 우아하게 짤막한 교양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