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가능성의 우주들 - 다중우주의 비밀을 양자역학으로 파헤치다
로라 머시니-호턴 지음, 박초월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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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기원을 찾는 책이다. 우주의 시작은 빅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은 한점에서 폭발하여 현재의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그런 것인데, 여기서 다중 우주를 밝히고 추적하는 배경이 되는 부분은 그런 식으로 우리 우주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0 이다가 된다. 어라? 그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빅뱅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는 않다.


 우리 우주에서 과학자들이 관측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엔트로피를 계산하면 낮은 측에 들어간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엔트로피는 일종의 가능한 질서들의 모음인데, 만일 우리 우주에 있는 모든 행성들이 배열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는 매우 질서가 있는 우주, 비교적 질서가 있는 우주, 비교적 질서가 없는 우주, 질서가 엄청 없는 우주 등의 셀 수 없을 정도의 아주 많은 우주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우주는 질서가 있는 우주이고 상대적으로 우리는 알지는 못하지만 질서가 없는 우주는 미시상태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누락된 정보의 미시상태의 모음이(수 많은 무질서한 우주들) 볼츠만 엔트로피다. 질서와 무질서가 혼합된 수 많은 가능성의 모음에서 지구처럼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질서가 있는 우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 시작 또한 매우 질서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우주가 빅뱅의 인플레이션으로 만들어질 확률이 0이나 다름없게 된다. 논리에 맞지 않으니 등장하는 것이 미세조정이란 개념 같다.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지 위해서 초기값들이 미세하게 조정이 된 듯하다. 모 그런 뜻인데, 이 책의 다중 우주는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시작이 된다. 파동-우주(원시우주 파동묶음)들이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1) 경관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2) 제각기 빅뱅을 거쳐서 (3) 시공간에서 성장하는 물리적 우주로 전환되는지 찾아야 한다 이렇게 전개되는데 상당히 재미가 있어서 몰입도가 매우 높다.


 여기서는 다중우주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양자역학과 끈 이론이 핵심이 되는데, 개인적으로 난 취미생활로 물리 교양이나 우주 교양을 간간히 보는 편이다. 그런 책들을 보다 보면 양자역학이나 끈 이론은 자주 등장하는 내용들인데, 이 책은 다중우주를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이런 기본적인 개념들을 정말 쉽게 설명한다. 지금까지 이 책처럼 양자역학과 끈 이론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책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난 평소에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이 책은 빠르게 읽힌다는……


 난 예전에는 어디 가서 아는 척하려고 쉽게 설명한 양자역학 책을 찾아 읽었는데 요즘은 양자역학이 배경이 되는 책들을 일종의 재미로 읽는다. 양자 역학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하다 보면 그것이 꼭 우리 삶과 닮았다. 학자들에게는 양자역학이 그들의 핵심 연구에 배경이 되고 얻은 결과가 명예를 얻기도 하는 그런 부분이어서 삶에 지대한 부분인 것이 당연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철학이라고 할까? 아래는 저자의 양자역학에서 본질과 삶이라는 측면에서 쓴 부분이다.


<<인생이 양자적 실체와 닮았다. 양자적 실체는 우연과 사건의 집합체이며, 그것들이 각기 다른 결과를 낳는다면 삶을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개인의 수준에서 선택지와 불확정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과학 역사상 가장 심오한 이론인 양자론의 발견들 또한 놀랄 만큼 다층적이고 헤아리기 불가능한 정도로 많은 불확정성의 관점에서 모든 세계를 서술한다. 양자론은 위대한 과학자들을 이성의 한계까지 몰아간 놀라운 관념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양자세계에선 하나의 물체가 입자와 파동이라는 서로 다른 두 상태로 존재할 수 있으며, 끊임없이 오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양자세계 전체는 확률에 기반한다. , 같은 질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러한 양자세계의 특성들은 우리의 이성에 반하지만, 물리학자들이 보기엔 중력이나 계절 변화와 같은 과학적 사실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독재 정권에서 살게 되었을 것이다. 친구들의 압박에 못 이겨 함께 대사관 담을 뛰어넘었더라면 나는 지금 우주를 연구하고 있지 않을 것이고, 아마도 유럽 어딘가에 살면서 대학교를 졸업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라면 나는 알바니아를 결코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에 도착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을 무렵, 박사 학위 논문을 마치고 4년이 지났을 때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채플힐캠퍼스에 조교수로 임용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다른 주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주의 탄생을 향한 호기심을 따르지 않고 좀 더 '실용적인' 연구과제를 선택했더라면, 우주에 관한 나의 지식은 커피나 칵테일을 마치며 초기 우주론에 관한 이론을 늘어놓는 데 그쳤을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 중 하나라도 다르게 흘러갔다면 나의 인생도 달라졌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우주가 탄생한 양자세계의 본질이다.>>


 저자의 삶을 얘기한 두 번째 단락은 각자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저마다 선택한 선택들의 누적의 합의 결과가 지금 현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우주에서 즉, 다중우주에서 살고 있다.


 나에게 양자역학이 삶의 철학이 된 강한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어디 가서 잘난 척하려고 양자역학 책을 펼쳐서 읽었는데 지금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양자역학을 잘 안다고 하는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난 양자역학을 모른다. 다만, 어디까지나 기초 개념적인 철학이다. 2019년까지 개발자로 생활을 하다가 2020년부터는 파이어족이 되어서 생활을 한다. 파이어족 말 그대로 주식투자로 인한 자본소득과 배당소득으로 먹고 사는데 내 투자의 기본적 철학이 양자역학에 있다. 양자역학은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위치와 에너지를 동시에 고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냐? 그런 것은 아니다. 확률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주식도 주가와 시기를 동시에 고정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수익을 얻는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 하지만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실제 그렇게 자유롭게 지내오고 생활하고 있다. 이유는 확률적으로 접근하기에 가능하다. 그렇다고 어려운 수학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단한 곱하기와 나누기 연산과 70%50%보다 가능성이 더 높다는 기본적인 이해만 할 수 있고 이것을 본인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 지만 이해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사실 난 이 부분에서 양자역학적으로 투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 난 성인이 되어서야 배움에 집중했고 때문에 많은 지식들이 부족해서 남들에게 뒤쳐져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자역학적인 접근은 남다른 전문성을 수반한 지식과 함께 정확성과 정밀함을 요구하지 않았고, 오히려 부정확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실수를 용인하고 시행착오를 반갑게 여긴다. 다만, 올바른 궤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뿐이었다. 뒤늦게 시작한 나에게 있어서 이것은 너무나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책의 내용으로 결론 지어보면 책에서 어려운 길을 걸어왔던 저자가 보여주는 삶과 지식들은 저자뿐만이 아닌 애써 어려운 삶을 선택했던 모든 이들이 훌륭한 삶의 결실은 얻는 다는 것 또한 영자역학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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