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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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결국 불확실성에 대한 모험이다. 

그리고 훌륭한 여행자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다채로운 여행길을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기꺼이 삽질하련다."

 

 푸른향기 출판사 서포터즈를 하면서 다양한 여행 에세이를 접했지만, 매번 새로운 느낌이 드는 건 역시 사람마다 여행하는 방식, 여행하면서 느낀 점 등이 다르기 때문이겠지. 이번 책은 저자가 여행하면서 겪은 고충을 위주로 담은 여행 에세이로, 개인적으로 공감한 이야기가 많았다. 큰 기대를 품고 떠난 여행이지만 첫 시작부터 순탄치 않거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을 때의 눈물 날 것 같은 그 심정, 친한 친구와 여행하다가 서로 감정이 상한 경험, 패키지여행 가이드의 무례한 언행, 그리고 인종차별. 여행을 생각하면 예쁜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환하게 웃고 다닐 내 모습만을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현실은 언제나 예기치 않은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순간은 어떻게든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것을. 그래서 여행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여행 생각만 하면 진절머리 날 정도의 악몽 같은 경험이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어떻게든 해결하고 여행을 계속한다. 시간이 흘러 그때를 추억할 즈음엔 그러한 경험이 미화되어 기억나는 이유는, 물론 아름다운 추억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남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온 우리 자신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훌륭한 여행자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저자의 말에 한껏 공감하면서, 지난날 나의 삽질 여행을 추억하며 읽어 나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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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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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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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을 들어보세요. 아마 느낌이 팍 올 거예요." 

거기에 음반 가게가 있었다.

 

 어찌 보면 꿈같은 사랑스러운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LP만을 판매하는 낡은 뮤직숍을 운영하는 주인공 프랭크의 고집과 음악 추천과 함께 처음 만난 손님의 고민 상담까지 동시에 해버리는 그의 따뜻함이 굉장히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에게 깊은 속 얘기가 더 쉽게 나올 때가 있지만, 당연히 이런 기회는 거의 없다. 어쩌면 저자는 '프랭크'를 통해 독자에게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번엔 어떤 음악이 나올지 맞춰보는 것 또한 이 책의 묘미이다.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든 맞춤 음악을 제공하는 프랭크의 내공을 따라잡을 순 없었지만, 내가 아는 곡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읽어 나가거나 이런 상황에서 이런 곡을 추천한다고? 와 같은 의외의 음악을 발견할 때면 책을 읽다 말고 바로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 듣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음악에 담긴 비하인드스토리에 본인의 감상을 함께 곁들여 말하는 프랭크를 보고 있자면, 프랭크의 음반 가게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내 모습을 자연스레 상상해보게 된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타인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각.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어떤 위로가 필요했든 이 책을 읽다 보면 갖고 있던 고민에 대한 정답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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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할 수 없을까 봐 후회할까 봐
김의정.최동희 지음 / 강한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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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새로운 결정 앞에서, 하고 싶은 일 앞에서, 도전 앞에서 

이런 고민을 해왔었기에.


 표지에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이 책은 그냥 에세이가 아니라 여행 에세이며,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작스럽게 가진 전부를 걸고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여행 도중에 경비를 다 써버려 호주 워홀을 떠나 일을 하며 다시 경비를 모으고, 그 돈으로 다시 여행을 떠나는 저자를 보면서, 또 누군가의 도움 없이 떠난 여행인 만큼 순탄치만은 않은 여행길에 감정의 업다운이 롤러코스터 마냥 변하는 과정을 보면서 여행 에세이를 낸 다른 작가들에게서 느꼈던 알 수 없는 거리감과는 달리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들의 메시지가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은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학교나 직장에 속해있을 땐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었지만, 어떤 곳에도 속해있지 않고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고민의 연속인 요즘, "괜찮아요. 잘할 수 있어요."와 같은 다소 무책임한 위로가 아닌 누군가가 직접 살아본 삶을 통해 전달하는 위로가 더욱 필요했다.


 좋은 결정이라 생각했지만 곧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의심이 들 때,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들 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여행을 계속했다. 그리고 이러한 여행의 추억이 하나둘 모여 더 이상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허황된 꿈을 불어넣는 의도가 아님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생은 여행의 연속이겠지만,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꽤나 재밌는 여행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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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도넛 -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을 말하다
최성규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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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찰이라는 조직 안에서 경찰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

 나에게 어떤 나라의 경찰의 모습은 그 나라의 철학과 영혼을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시민을 대하는 자세가 담긴 것이다.

 

큰 몸집에 총을 소지한 경찰. 그리고 미국 시트콤에서 본 도넛을 즐겨 먹는 경찰. 제목만으로도 내가 생각하던 '미국 경찰'의 모습을 바로 떠올리게 해준 이 책은 두 개의 다른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미국 경찰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어떻게 '경찰'이라는 하나의 프레임 안에 총과 도넛이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이미지가 공존할 수 있는지 미국 사회와 경찰의 특징이 쉽게 풀어쓰여 처음 책을 펼쳤을 때 가졌던 걱정과는 달리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다.

 

2021년, 한국에서도 이제 자치경찰제가 시행된다. 이 시점에 나타난 이 책, 자치경찰제의 선배라 할 수 있는 미국 경찰 이야기를 담은 『총과 도넛』은 아주 적절한 시기에 우리에게 당도했다. 한국 사회, 한국 경찰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가며, 또 미국 경찰로부터 어떤 점을 취하고 버릴 것인지 생각해가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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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끌어당기는 자기긍정의 힘
가토 다카유키 지음, 이정은 옮김 / 푸른향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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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다는 건 그저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어서 오시구려, '쓸모없는 나'의 세상으로. 결국, 쓸모 있을 테니까.


 자기긍정감을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단어로 바꾸자면 '자존감'일 것이다. 자존감을 다룬 책을 꽤 많이 본 편인데, 이 책의 차별점을 꼽자면 자기부정의 두 가지 유형인 '반항형'과 '비관형'에 따라 행동 원인과 대처 방법을 다르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동일한 사건이라도 반항형이 받아들이는 방식과 비관형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잘 알 수 있었고, 각 유형에 맞는 해결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타입인지 잘 파악하기만 한다면 이 책은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맺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몇 년 전에 알게 되었지만 지금껏 나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영화 <설국열차>로 유명한 배우 '틸다 스윈튼'이 정의 내린 성공이다. 그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마음이 열려 있고 자신에 대해 진정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성공이라 생각해요."


 저자는 현재 직장에 다니지 않고, 모아둔 돈도 없으면서 맘껏 돈을 쓰는 스스로를 '쓸모없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런 쓸모없는 자신이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자기긍정, 즉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얻기까지의 여정은 고될지라도, 결국엔 성공한 저자처럼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자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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