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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저마다 대화의 밀도가 다르다. 지속적인 관계에서 깊은 정서적 교감을 주고받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같은 시간을 함께해도 대화의 밀도가 다릅니다. 그런 대화는 항상 그립고 목마릅니다.
“좋은 대화는 잊을 수 없고, 나쁜 대화는 견딜 수 없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 좋은 사람들과 밀도 있는 대화가 차곡차곡 쌓이는 일상의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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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언아, 내가 생각하기에 성공한 인생은 진심을 많이 나눈 인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성공한 인생’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서정적인 대답이 나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화를 나누며 서로 더 가까워지고 서로 더 자유로워진다. 누구도 누구를 지배하지 않고, 누구도 타자가 되지 않는, 나를 지키면서도 상대를 인정하는 연결의 대화가 바로 고래식 대화법이다.
고래는 공격하지 않지만. 아무도 고래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입장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서있는 장소’라는 뜻인데, 당시에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우연히 그 삶이 서 있던 장소에 서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와 닿는 경우가 있다.
“우주가 흔들리고 지구도 자전을 하는데 어떻게 자네라고 안 흔들리겠나. 흔들리니까 인간이고, 인간이라면 나도 자네도 끊임없이 흔들리지.”
하루의 대화가 평생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수십 년에 걸친 대화의 부재가 평생 차가운 응어리로 가슴을 짓누르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대화로 살고 대화로 죽는다. 좋은 대화는 잊을 수 없고, 나쁜 대화는 견딜 수 없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단단한 자존감은, 언제라도 때가 되면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고 상대의 성장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관계의 자존감으로 확장된다.
어떤 말을 할지도 중요하지만, 같은 말이라도 어떤 마음을 담아 전할지도 그만큼 중요하다. 진심이 담겨 있는지 여부가, 간섭의 말과 위로의 말을 구분 짓는다.
나는 누군가의 대화를 폭식하고 있지 않는가, 대화를 하며 일방적으로 내 욕구만 해소하고 있지 않는가. 혹시 내 소중한 지인 중 누군가는 나와의 대화에서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지는 않는가.
자의식 과잉에 빠진 자들이 ‘하나라도 걸려라’는 식으로 던져 대는 헛배를 채우는 대의 미끼 속에서 차라리 고요함이 그리웠다.
마음 같아선 내 시간도 당신만큼 아까우니, 이 시간 환불해달라고 외치고 나오고 싶지만, 그 감정을 꾹 참고 애써 태연한 척 대화를 마무리하고 사무실로 돌아온다.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냥 주어지는 좋은 대화는 없다. 좋은 대화는 노력의 산물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진실의 순간은 그 다음에 드러난다.
한사람의 인식과 자존감 상태, 그릇의 크기가 드러나는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사과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그 사람의 언어에 묻어나는 미묘한 뉘앙스를 이해하는 시간, 그 사람의 말이 내 귀에 거슬림 없이 익숙해지는 시간, 그 사람과 내 언어의 차이를 알고 이를 인정하는 시간, 그 사람과의 대화에 역린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시간.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숙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을 산다. 오늘도 만만치 않을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 텐지만,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스스로 떳떳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오늘을 살아간다.
무엇보다 책 선물의 가장 큰 장점은 선물 주고 싶은 지인과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무사하다는 사실, 내게도 아무도 하지 않고 보낼 권리가 있다는 사실. 그런 하루를 보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조금 덜 생산적이어도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
기억하고 싶은 장면, 분명히 그리워할 순간을 마주할 때,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