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표적인 예를 몇가지 들어보자..

 

1)로마제국시대에 모든 시민의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 그리스도인을 원형경기장에서

사자에게 던져주어 그리스도인이 사자에게 물어뜯기어 죽어가게 만드는 경우.

 

2)내 몸의 일부인 콩팥을 내가 필요한 일(이 일은 범죄나 타인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님을 전제)을 위해

적정한 시장가격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

 

1)의 예는 공리주의의 주장을 극단적으로 하였을 경우에 발생하는 모순을 지적하는 것이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것, 소수가 반대의견이나 다른 생각을 갖더라도 다수가 그렇게 주장하거나

다수가 좋을 경우에 소수는 그 뜻에 따라야 하는 경우를 주장하면 이런 경우에도 용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2)의 예는 자유주의의 주장을 극단적으로 하였을 경우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내 몸에 대한

어떤 선택도 존중받아야 하며 그것은 천부적인 개인의 권리다라는 주장에서 오는 모순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는 위의 두가지 예가 범죄이며 용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법을 떠나서 도덕적으로도 용납이 안되며

두 가지 예 모두 범죄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에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공리주의적 입장에 있던, 자유주의의 입장에 있던 극단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대개 사람들이 많이 주장하고 또 생각하고 말하는 경우가 '극단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므로.

 

그렇다면 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 질문 , 다시 말해 정의를 묻는 질문에

대답이 '그때 그때 달라요'할 수는 없잖은가.

 

즉, 이럴때는 공리주의, 저럴 때는 자유주의 또 다른 주의 내지는 도덕과 법이 상황에 맞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다. 꼭 어떤 주의를 떠나서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일정한 기준이 없는 법과 도덕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때 그때 달라요로 법이 만들어지고

사회조직과 정치, 경제가 운영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다른 예를 들어보자.

 

국가의 간섭을 최대한 줄이고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발휘하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어야만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주장을 한번 보자.

 

시장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면, 현재 징병제를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모병제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

 

전쟁을 가장 잘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군인 수와 자질을 고려해 적절한 급여와 복리후생 수준을 결정하고

그에 맞추어 군대를 유지하는 것이 시장이 최고의 선이라는 주장에 가장 합당하지 않을까

 

이것은 자유주의의 입장에서도 환영할만 하지 않겠는가. 누구도 자신의 의지를 거슬러 강요받아서는 안 되며,

군에 복무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조건을 고려한 뒤 다른 일보다 병역이 나은지 스스로 결정하면 되는데 말이다.

공리주의적 입장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공리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만 군 복무에 응하게 되니 공리를 잃는 상황에

놓이지 않아도 된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는 국가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문제는 자유주의이고 국방은 국가주의인

상태가 어떻게 합리적인 사회일수 있는가. 경제가 모든것이고 최고의 것이라고 한다면 대학입학생도 경매나 입찰을

통해 하는 것이 어떤 잘못이 있을까?

 

대학이나 군대의 존재이유의 특수성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면 경제에서도 모두가 함께 사는 공동체의 특수성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불평등과 불공정, 차이와 차별이 경제에서만 용인되고 다른 것에서는 용인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그때그때 달라요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 샐던교수의 강의를 더 보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샐던은 칸트의 순수이성과 존 롤스의 정의론을 설명하면서 칸트와 롤스의 도덕과

정의의 설명에도 해소되지 못하는 딜레마를 설명한다.

 

행동과 사고를 움직이는 그 동기에서 이성의 힘으로 제어와 설명이 가능하다는 칸트와,그것을 승계하여

서로간의 합의를 통한 평등세상을 주장하는 롤스의 정의론이 갖는 한계도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도덕과 정의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설명하면서 본인이 주장하는 공동체주의를 마지막에 이야기 한다.

 

미국내 소수자우대정책을 통하여는 사회적우연이나 신분적우연이 갖는 불공정성의 해소,

삶에 대한 , 사회와 국가에 대한 최선의 행복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텔로스(사물의 존재목적)를

이야기하면서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 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으로는 만들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례 생기기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 나가야만이

가능하다고 결론지어 강조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한번 보자.

 

'도덕에 개입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

 

인류가 2500년동안 이야기해온 도덕과 정의와  부의 분배문제에 대하여 그 모든 주장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그 정리한 것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질문과 대답이라는 형식으로 우리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샐던교수의 강의는

사람을 전율하게 만든다.

 

하버드대학에서 30년동안 정의란 무엇인가란 최고의 명강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마이클 샐던교수의 강의를 한국말로 듣는다고 생각하면 될것이다.

 

개인의 삶에서도 느끼게 되는 도덕적 갈등과 사회정치적갈등의 문제해결에도 너무나 많은 해답을 제시해준다

근래 보기드문 역작을 만난 행복으로 머리속이 맑아짐을 느끼게 된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샐던/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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