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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가지 위대한 결정
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 송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계속해서 이어짐)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애플(Apple)은 개인용 PC의 보급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Apple II라는 제품 덕분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는 국내에서 1980년대 초에 개인용 PC를 보급하는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적용된 것은 '개방 정책'이었다. 누구나 쉽게 회로를 본따서 제품을 만들 수 있었기에 급격히 보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은 그 후 폐쇄 정책을 택해서 기술 공개를 꺼렸기에 실패했고, 반대로 기술 공개를 택한 IBM은 애플의 침체기에 16비트(신기술) PC를 보급하는데 앞장서면서 지금까지 최고의 기업으로 남게 되었다.
물론 애플은 그래픽 전문 PC와 다양한 디자인이라는 틈새 시장에서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대기업 소니는 베타 방식을 고수하다가 실패했지만 워크맨이라는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업이고, 최근에는 게임기 사업(멀티미디어)과 디지털 제품을 선도한 덕분에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포드, GM, GE 등은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겪었지만 아직까지도 세계의 선두 기업들이다. 3M의 포스트잇, 소니의 워크맨은 성공적인 '결정'이라기 보다는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성공한 경우도 있다. 컬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했던 코카콜라와 소니는 그 인수 과정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로 이 영화사가 해당 기업들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이런 가정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동료와 함께 다른 회사의 운영 체제를 사들여 대기업 IBM에 판매했다. 현재 그가 성공했기에 그의 이런 최초 시도는 성공적인 결정이자 경력능력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만약 빌 게이츠가 몰락했다면 어떨까? 그의 시도는 '도둑질'이나 '해적질'이 되었을 것이고 능력은 없고 남의 것만 가져다 파는 '장사꾼'으로 매도되지는 않았을까.
어떤 특정 사건이나 발견, 발명만으로 성공이나 실패를 평가한다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편협한 시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판단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주어지는 평가이다.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은, 그리고 배워야 하는 점은 역사를 통해 이루어진 수많은 일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판단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