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실현한 오바마의 비결
Anthony Young 지음 / 비스컨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도 소수인종 출신의 대통령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한 편으로 미국의 진정한 민주정치와 사회 분위기를 부러워하는 유럽인들은 이렇게 자문했다고 한다. 오바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졌던 나로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마약을 접하기도 했고 방황하던 시절을 거친 그가 주류가 아닌 흑인이라는 출생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세계 최강의 미국이라는 나라를 다스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대다수 사람들에게 감동이자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 덕분에 많은 매체들은 오바마에 대해 다루었고 그에 관한 많은 출판물이 쏟아졌으며 사람들은 그에게서 뭔가를 배우고 그의 정신을 따르고자 했다. 그 유행이 잠시 주춤할 무렵,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이후의 이야기까지를 담은 한 권의 책이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일생과 사상, 정치적인 성공과 인간적인 면에 매력을 느낀 나로서는 몇 권의 서적을 읽어 보았지만, 모든 책들이 그러하듯 각각은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진다. 오바마의 정치적 사상을 강조한 책이 있는가 하면 그의 일대기를 편하게 정리한 것도 있다. "꿈을 실현한 오바마의 비결"은, 오바마의 일생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정치인으로서 변화를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대통령 후보로 도전하고 당선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중간중간에 그의 사상을 담아서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190여쪽의 얇은 책에 이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 저자는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문을 진행하면서 등장하는 각종 용어와 생소한 말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설명해주는 친절함도 베풀고 있다. 선거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따로 찾아보지 않더라도 이 한권에 모두 넣었으니 한 권의 책으로 오바마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모습까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시도였다.

오바마는 어릴 적에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 등을 겪으며 (일반적으로 보기에) 불행하고 복잡한 가정사를 거쳤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훌륭한 가르침과 높은 교육열 덕분에 크게 어긋나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들려준 "너는 할 수 있다 Yes, you can!"는 자신감 교육은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연설한 내용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 Yes, we can! "는 표현으로 바뀌어 등장하는데, 그의 일생 동안 정신적인 바탕이 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한 때 방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을 느끼고 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인생을 느낀 그는 큰 결심을 하고 목표를 세워 노력한다. 그 덕분에 법대에 진학하여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법률 전문가로서 사회 활동과 교육을 병행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스승이 있듯이 오바마에게 있어서 고향인 케냐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오랫동안 정신적인 스승으로 그를 뒷받침해주었다. 어머니의 가르침과 아버지의 정신적 후원 덕분에 힘든 배경을 모두 참고 견디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 시절에 내세운 "변화"라는 주제는 사실 그의 인생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다. 그는 정치에 입문하고서도 변화를 내세우며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는데, "보다 폭 넓은 시각에서 정치를 바라다보는 그의 입장의 핵심은 기성정치의 체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기회는 "담대한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 일이었다. 여기서 그는 외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엮어 미국의 변화와 통합을 주장한다. "진보의 미국이나 보수의 미국이란 없다.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나뉜 것은 물론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부자를 위한 정책 등 다양하게 숨어 있는 사회 곳곳의 모든 갈등과 모순을 없애고 평등하게 함께 살면서 행복을 누리고 그 힘을 모아 국가 발전에도 이바지하자는, 다소 이상적인 그의 주장과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의 마음 속에 깔려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변화와 통합을 주장하던 그는 결국 연방 상원의원으로 진출하여 다양한 입법 활동을 펼치고 국정 경험을 쌓은 후 대통령에 출마한다.

이 책은 여러 단편적인 소재들을 짧게 끊어서 들려준다. 모두 2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앞부분은 오바마의 성장 배경, 중간은 정치 입문과 변화의 시기, 마지막으로 대통령 당선과 그 이후 이야기, 그리고 오바마의 가치관과 사상에 대한 설명이다. 오바마는 특히 연설 능력이 뛰어나 사람을 감동시키는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그의 당선 소감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미국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나라를 세운 우리 건국자들의 꿈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 민주주의가 해낼 수 있는 역량에 의문을 품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오늘밤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한 여러분들이 바로 그 의문들에 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의 진정한 힘은 군사력이나 부유함에서가 아니라 민주주의, 자유, 기회 그리고 불굴의 희망에서 나온다. 미국 사회가 약속하는 이런 소중한 가치들을 국민들이 일치단결하여 이룩해 내는데 미국의 비범함이 존재한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변화"와 "할 수 있다"는 정신은 단순히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기본적인 정신에서 온 것이기에 앞으로 미국에서의, 세계에 대한 그의 뛰어난 활동이 기대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바마의 성공 비결을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주제, 방법, 리더쉽이다. 다시 말해서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고자 실천했으며, 어릴적부터 가져온 진실한 인격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바마의 일생을 통해 이러한 가치를 하나씩 분석하고 가르침을 주지는 않지만 그가 살아온 과정과 정치인으로서의 성공,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 가치들은 보여준다.

본문을 풀어가며 다양한 용어를 설명하고 관련 사진이나 자료를 추가한 것도 책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 요소이며, 부록으로 붙어 있는 명언과 연설문은 두고두고 참고할 만하다. 부록에 실린 오바마의 명언 중 한 가지를 골라본다. "변화란 다른 사람이나 다른 때를 기다려서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변화의 주인공드른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는 바로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에도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통해 진정한 국민을 위한 정신의 소유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비록 멀리 미국의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지만 올바른 정신과 목표 의식을 갖고 현실에서 노력하면 결국 훌륭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음을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오바나는 역사를 바꾼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그가 할 수 있었듯 우리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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