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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야기 - 열등감을 희망으로 바꾼,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오바마의 도전하는 삶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2
헤더 레어 와그너 지음, 유수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1. 소개
"아빠, 오바마는 살아 있는 사람이야?" "당연하지. 오바마는 다음 미국 대통령에 뽑힌 사람이란다."
전세계가 어려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미국 대선을 보고 드라마같은 벅찬 감동을 느끼는 요즈음, 딸 아이에게 오바마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권해주었을 때 아이가 처음 던진 물음이었다. 위인전이라 하면 대개는 과거를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이기에 아마도 아이는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한 손에 잡힐 듯 얇은 두께에 큼지막한 글씨체로 쓰여진 이 책은 그렇게 아이들이 보기에도 적당했다. 시중에 출간된 수십종의 오바마 관련 서적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책 역시 오바마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자서전 전문 작가인 헤더 레어 와그너의 작품이다. 게다가 이 책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출간되었기에 그 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 출간될 즈음에 내용을 보완하여 오바마의 연설문과 당선까지의 기록들을 추가한 정도이다.
약 300쪽의 분량에 1/3이 연설문이고 보면, 오바마의 일생을 이해하는데는 200쪽 정도를 할애하면 되니 가뿐하게 하루 정도면 금방 읽어 넘길 수 있다. 몇년전 오바마에 관해 처음 들었을 때, 그가 분명 가능할 것이라는 나름의 느낌을 가졌었던 신선한 충격이 얼마전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감동으로 실현되었을 때 많은 이들은 나와 같이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이다. 왜 그가 가능했을까 하는, 그의 연설에도 나오는 "Yes We can!"인 것이다.
2. 요약
오바마 이야기는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시절, 사춘기, 청년 시절, 아버지와 함께 한 기억, 그리고 정치인 오바마로서의 이야기다. 누구나 삶 속에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듯이 오바마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오바마의 인생이 감동적인 것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기만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했다는 것에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의 오바마는 불행했다. 아프리카 흑인 조상을 둔 탓에 친인척 관계가 복잡했고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한 부모는 이혼하고 어머니를 따라 살게된 인도네시아에서의 생활은 어린 오바마에게 힘든 시절이었다. 게다가 어머니의 두번째 결혼 역시 실패로 끝나며 부모와 가정이 평온하지 못한 환경의 오바마는 안정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자라면서 흑인이라는 본질적 원인에서 오는 현실적 차별과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한 때 오바마를 방황과 일탈로 이끌었다. 같은 흑인 친구를 거부할 정도로 자아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오바마에게 의미를 던져준 것은 아버지의 연설. 아버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던 오바마는 우연한 기회가 하게 된 대학 시절의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사회에서 필요한 것을 깨닫고 사회 운동을 하기로 결심하게 되었고, 사회 운동을 위한 법의 필요성을 깨달아 하버드 로 스쿨에 입학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서서히 갖춰간다.
정치인으로서의 오바마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치에서 자신의 이익이나 당의 방향보다는 현상과 문제의 해결 자체에 중심을 두고 소신껏 활동하던 그는 서서히 지지 세력을 넓히기 시작했고 한 때 연방 하원에 도전하여 실패를 맛보기도 했지만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딛고 일어서 대통령 당선이라는 오늘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던 것이다.
3. 평가
자서전 전문 작가가 대통령 후보로서의 오바마를 썼다는 사실에서,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책에서는 가끔 오바마의 긍정적이고 좋은 면에 대해서만 서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구성이나 문체 내용을 통해 평가할 부류가 아니다. 오바마 이야기는 "오바마"를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읽어야 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자신을 되찾아 가며 삶의 목표를 정하고 그를 위해 매진하여 꿈을 이루어낸 사람, 그의 일생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긍정의 힘과 꿈을 향한 열정인 것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면서도 흑백의 차별과 사회적 인식이 뿌리깊이 박힌 미국이라는 땅에서 그가 이루어낸 것은 단순히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욕구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오며 극복하고 이룬 것을 사람들이 진심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덕분이 아닐까. 그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것 역시 현실에 찌들고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희망"은 항상 작은 것에서 시작하여 현실로 나타난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일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연설문은 말 그대로 연설문으로 이해해야 한다. 직선적이고 세밀한 표현을 더하는 우리의 정서와 은유를 통한 비유와 함축적 의미를 가지는 서양인들의 그것은 분명 다르기에 표현 자체가 쉽게 와 닿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공부를 한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훌륭한 연설문의 영문 표현을 배운다는 점에서도 쓸만한 자료라 생각하지만, 그 모든 것 이전에, 이 연설문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과 정치를 떠나 "미국의 변화와 발전"을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오바마의 정신을 배우는 계기로 삼는다면 충분할 것이다.
최초에는 여러 오바마 관련 서적을 읽고 비교해보고 싶었는데 다른 책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한 권의 이야기로 끝낸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책들을 정리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