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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고프다
다니엘 뒤푸르 지음, 함수씨 그림, 이정은 옮김, 이기은 감수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사람은 혼자일 때, 그리고 혼자가 아닐 때도 고독과 공허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드러내고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세상이 외적인 것에 치중하도록 프로세스화되는 동안 우리 모두의 내면은 점점 더 메말라지고 고독해진다. 소외되고 외롭고 공허한 마음은 중세 시대, 아니 그 이전의 원시시대에도 존재했을 것이지만, 그때는 그런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느껴볼 겨를도 없이 자연에게, 왕에게, 자신의 주인에게 복속되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쁜 시절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산다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성장해오면서 형성된 각자의 '멘탈'이 있다. 그 '멘탈'은 각각 달라서 누군가는 작은 상처에도 큰 여풍이 불 수 있는 것이고 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그 데미지가 크던 작던 상처를 입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작은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자신을 억누르고 돌보지 않는다면 그 작은 상처가 벌린 틈을 통해 멘탈이 공격받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인정한다는 것은 웬만큼 나이를 먹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부족한 자기 자신을 솔직히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의 결점과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그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꼭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조금의 시간을 내어 자신의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헤아려보고 자신의 하루하루를 돌아보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우리는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어지러운 시대에 우리 자신을 이해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나도 지금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