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니스벳이나 말콤 글래드웰과 같은 사회심리학자들의 책은 항상 나를 조금 더 유식하고 자각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아웃라이어, 블링크가 그랬고 생각의지도나 인텔리전스가 그랬다. 문제는 그 자각을 통해 나 자신을 스텝업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데 나라는 인간은 그저 책을 읽고는 "아~~~" 또는 "오~~~" 하고 만다는 것이다. 내 책장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책들을 보면 내가 공부 깨나 하는 이 시대의 지성으로 볼 수 있겠지만 난 그저 그런 일반 사람이란 것이지.
역시나 사회심리학의 대가답게 내용이 무척 알차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대목은 4장의 인과관계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실 우리가 겪게되는 많은 상황들, 가령 신체의 건강에 관한것이라던가 자격증 시험에 관한 것은 그 인과관계가 명확하다. 내가 몸에 좋지 않은 음주, 흡연을 했을 경우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것이고, 평소에 공부를 소홀하게 하여 자격증 시험에 떨어지는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많은 부분은 그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우리의 삶이 더욱 고도화되면서 그 인과관계의 애매모호함이 가중되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는 영문을 모른채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통계적기법이나 고찰을 통해 우리 주변의 일들에 대한 복잡다단한 인과관계를 명확히하는 작업을 통해 우리는 더 효과적으로 행동하고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 또한 그리 호락호락하지않다. 우리가 김유신처럼 말의 목을 칠만큼의 결단력과 의지가 있는것도 아니기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 일들(내일 아침일찍 출근인데도 밤늦게 술을 먹는다던지, 매운걸 먹으면 배가 아프면서도 매운걸 찾게 된다던지하는)에서조차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바로 인생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