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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갑자기 제목이 잘 생각나지 않는 어느 예능 프로를 보다가 그 프로에 나오는 진중권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굉장히 평등한 국가이고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독일에서도 이주노동자들에게 함부로 대하고 소리치는 등의 '차별'이 존재한다고. 사실 어느 나라에서든 차별이란 것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같은 나라 사람끼리도 그들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로 인해 차별을 받게 되는데 다른 나라의 사람이라면 오죽할까. 요즘 우리나라도 많은 외국인들의 유입으로 쉽게 거리에서 많은 외국인들을 마주칠 수 있다. 물론 그들에게 어떤 적대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웰컴, 삼바>는 그런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과는 정반대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서 그들의 울렁거리는 현실을 약간의 위트를 곁들여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다.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갈수록 임금의 상승과 출산율의 하락으로 인해 타국에서 노동자의 유입이 더 필요해진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 말을 피부로 느끼는 게, 밖에 나가서 조금만 돌아다녀 봐도 쉽게 동남아계 외국인들을 마주할 수 있고 외국인이 국회의원이 되고 다문화가정을 위한 정책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단과 가깝고 작은 공장들이 밀집해있는 우리 동네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 그 동남아인들을 위한 상점도 종종 보이곤 한다. 안산역의 다문화거리나 가리봉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09년 통계에 의하면 프랑스 전체 인구 대비 외국계 이민자의 비중이 10%라고 한다. 프랑스의 인구가 7천만이 조금 안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10%라는 것은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많은 수의 외국계 이민자들이 국가의 노동력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인 프랑스에서도 이런 차별과 힘든 모습들이 존재하는데, 비단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도 이 문제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 습관처럼 쓰던 세계화라는 말이 현실이 된 지금 과연 우리가 주구장창 외치던 세계화에 걸맞은 준비를 했는지는 의문이다. 이 책은 <언터처블, 1%의 우정>이라는 영화를 연출한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이 영화화하여 곧 개봉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의 흑인 호스피스 역을 맡았던 오마 사이가 삼바를 연기한다. 원래도 이 영화가 나온다고 하여 기대가 되었지만 책을 읽으니 더 기대를 하게 된다. 작고 가벼운 책이었지만 그 내용만큼은 가볍지 않은 책이었다.
『범죄자 취급을 받다 보면, 결국에는 자기도 모르게 범죄자가 되고 말아 - 115p.』, 우리가 혹시 우리 주변의 이주민들에게 이런 시선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