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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일본 은퇴자가 사는 법 - 일본 은퇴 선배들의 인생 후반을 위한 현실 조언
김웅철 지음 / 부키 / 2024년 11월
평점 :
1997년 대학때 첫 배낭여행을 일본으로 갔을때, 신주쿠 시내 길가에서 피켓 광고를 들고 서있는 노인을 보고 놀랐었다. 곳곳에 청소를 하고 짐을 나르는 노인도 봤고, 공사장에서 수신호 안내를 하는 노인도 봤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많은 노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노년의 삶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는 일본 대기업 은퇴후 고문으로 일하던 일본인 몇분이 있었다. 함께 동경 출장을 갔을때 다른 일본분들과 술자리에서 은퇴후 삶에 대해 쉬운 영어로 설명을 해주셨는데, 한국 같은 나라에서 불러줘서 계속 일을 할수 있어 행복하다 했다. 그리고 내가 나이가 들어 이제 50대가 되고나니 그때 그 이자카야의 장면이 다시 떠오른다. 아침에 눈뜨면 당연히 씻고 가야할 곳은 학교에서 직장이 되어 수십년을 살았는데, 어느날 더 이상 가지 않아도 될 날이 곧이다. 아이들은 훌쩍 커서 집을 떠나고 아내와 둘이 남게 될텐데 이젠 더이상 큰 집도 필요없어진다. 이런 삶이 시작되었을때 무엇을 준비해야하나 알려주는 학교도 없다. 가끔 유투브 등으로 접하는 노후 준비 영상들은 대부분 은퇴 자금에 관련된 준비가 대부분이고 생활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페이스북 광고에서 ‘초고령사회 일본 은퇴자가 사는 법’이란 책을 접하고, 바로 손에 넣었다. 비슷한 종류의 책들과 달리 현실적인 조언들이 많다. 예를 들면,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가 있을때 치과 진료를 미리 받아두란 내용은 은퇴자금만 이야기하는 다른 책들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저자가 밝힌대로 10년전 일본의 모습이 곧 우리에게 닥칠 내용들이라 하여 그 기간 동안의 일본 신문, 잡지, 책들에 언급된 각종 통계자료들을 인용하는데, 앞으로가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이미 똑같은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내용 중에는 스스로 체크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크리스트 들이 있다. 점수화하여 내가 현재 어떤 상황이고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를 책 내용으로 알려준다. 대략 짐작했던 경제력관련 내용이외에 놓치고 있다는 항목들은 지역사회에 다시 돌아가 즐거운 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 부분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면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하루를 보내게 될지에 따라 몸도 마음도 바른 상태로 유지될지가 달라진다한다. 그래서 책에서는 미리미리 지역사회에 어떤 모임에 참여하게 될지도 여유가 있을때 생각해두라 한다. 모두 맞는 말이고, 어느 한 항목도 버릴 내용이 없어서 책의 일부를 소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 싶다. 책 소개 글로 나름 의미가 있는 한꼭지를 여기 남긴다면 ‘50대에 반드시 버려야 할 3가지’ 항목이다.
1. 지금의 인맥과 성공 경험을 노후에도 활용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 현재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나 업무적 노하우는 퇴직하면 쓸모가 없어진다.
2. 회사 말년에 ‘역전승’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 사내 경쟁에서 밀렸다는 자괴감은 ‘무리한 행동’을 낳는다. ‘뒤쳐졌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버려라.
3. 퇴직 후에도 ‘팀으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 퇴직하면 함께 했던 동료들이 사라진다. 팀이 아니라 혼자서 할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다 읽고 곧 은퇴 에정이신 처형에게 새로 한권을 주문해서 보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