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련된 요리사에게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상기시켜주고, 모범 사례를 통해 초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요식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요리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상업용 주방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레스토랑의 매끄러운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용어와 절차 등은 무엇인지 등 요식업의 주요 측면을 가르쳐줄 것이다.'라고 책을 펴내며 부분에서 작가가 밝혔듯이, 이 책은 요리개론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어디서 들어보지 못한 팁들을 많이 알려줘서 도움이 됐다. 실제 지금까지 나의 주방생활에서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는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칼의 명칭이나 종류, 냄비의 종류 등 조리도구의 정보는 정말 요긴하다. 조리방법에 따라 사용되는 도구의 종류가 다 다르고, 어떻게 조리하면 좀 더 편하고,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요 수칙도 가르쳐준다.
왜 자꾸 나는 덜 익히거나 태우는가? 왜 레시피대로 했는데, 맛이 안 나는가? 왜 나는 자꾸 다치거나 피를 보는가?에 대한 답과 동시에 기본을 알고 그에 충실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준다.
이 책은 개정판에다가 옮긴이가 요리전문기자라는 경험과 국내·외 식품회사에서 근무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외국원서를 우리나라로 번역할 때에 옮긴이의 책과 관련된 전문성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며 다시금 절감한다. 표현은 단순하지만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다.
그 중 새롭게 접한 내용은 생선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신선한 생선은 그 생선이 나온 물의 냄새가 나고, 오래된 생선은 생선 냄새가 난다.'라는 표현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인상깊었다. 그리고 놀랐던 건 생선 내용이 바로 이어지는 '냉동 새우가 가장 신선한 새우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원자재의 특성이나 구별법 등이 있어서 장을 볼 때부터 이 내용을 토대로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요리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정보라 본다. "쌀이 좋으면 맨밥만 먹어도 맛있다."말처럼 원자재의 최상의 질과 신선함만 보장한다면 정말 이상하게 요리하지 않는 이상 그 재료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보이게끔 하는 방법 즉, 플레이팅의 방법도 알려주는데, 혼식을 자주 하는 나에게는 의미있는 챕터였다. 혼자 먹다보면 플레이팅에는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아닌가. 나의 즐거움과 기쁨을 위해 플레이팅을 하자! 열심히 요리하고 맛있게 플레이팅하며 눈과 코 입 모두를 즐겁고 행복하게 하자!!
이 책에 가장 인상깊은 말은 '주방에서의 주된 감각은 시각, 후각, 미각, 촉각일 것이다. 하지만 경청이야말로 음식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요리의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다. 경청이라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의 집중력 있는 오감을 이용한 관찰과 그를 통한 수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공적인 요리를 위한 전체과정에 필요한 기술이라 생각하니, '요리'에 대한 인식을 좀 더 확장시키고, 조금 더 가치 있고 의미있는 행위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