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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의 비밀노트 ㅣ 고려대학교출판부 인문사회과학총서
필립 라브로 지음, 조재룡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0년 4월
평점 :
고양이 가펑클의 죽음과 함께 갑작스럽게 다가온 행복이 어린 소녀에게는
왠지 낯설게 느껴집니다.
스테파니의 사춘기적 방황과 반항은 격정적으로 왔다가 그렇게 유유히 사라집니다.
죽음과 새로운 삶을 맞바꾸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노트를 덮는 소녀에게
더이상 비밀히 담을 이야기는 없어졌습니다.
엄마의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을 받는 소녀에게 비밀은 더이상 필요치 않겠지요.
그리고 그 소녀는 우리의 아이들이 되길 바라고
이야기를 듣고 기쁘게 보살필 수 있는 부모상은 우리모두가 되어야 되겠지요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스테파니 라는 13세 소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비밀노트와 대화를 나누게 만듭니다.
사춘기의 여자아이가 겪는 성장기의 고민들을 스테파니 라는 소녀의 입을 빌어서
자연스럽고 사실스럽게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은 남성작가의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소설입니다.
20년도 지난 작품을 얼마전에야 스테파니는 가공의 인물이었고
스테파니는 작가 자신의 분신으로 태어났다고 커밍아웃을 했던 것입니다.
옛날 요정의 사진을 찍었다고 해서 관심을 받았던 사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팅커벨과 같은 날개가 있는 깜찍한 요정의 존재를 수십년간 믿어왔더랬습니다.
하지만 그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할머니가 된 당시의 소녀들의 고백은
사람들에게 심어줬던 동심과 요정의 세계에 대한 환상을 연기처럼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사기극에 속았다는 어리석음에 대한 한탄과 또 나름 깜짝파티 처럼 재밌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후자처럼 세상에 이런일이 급의 깜짝 재미가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십수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고백하는 사람의 입장도 즐겁지 만은 않았을 것 입니다.
이 작품을 쓴 작가의 의도는 스테파니 라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해서
실제 소녀들이 느끼는 말못할 고민들과 몸의 변화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공감을 사실적으로 얻어내기 위하여 이런 모험을 강행할 만큼 이것이 필요한
부분이었다면
요정의 이야기 와는 다르게 우리가 더 공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감행하게 되는 작가의 의지도 작용했을 테지만 극중의 스테파니의
입장도
작용을 했겠지요.
독자들의 댓글에 속았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여지는데,
이 부분도 이해가 가고 또 재미있었다는 반응도 역시 자연스런 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역시 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스스로 소녀가 되어 이야기하고 노트를 쓰는 부분은 과히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성장기에 오는 몸의 변화와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욕망이라는 부분에
반응하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는 사춘기의 아이들을 이해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소년과의 만남으로 내면에 쌓이는 영혼의 충만함도 경험하게 됩니다.
삶의 고통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향상시키라는 진리를
어떤애로 불리우는 아이와 공유하게 됩니다.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피난처와 같은 어떤애의 집에서
스테파니는 시한부의 삶을 살고있는 어떤애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할 수밖에 없게됩니다.
아빠와 엄마의 어렴풋한 불화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는 스테파니의 불안은 엄마의 불륜을
목격하는
장면에서 최고조로 올라가게 됩니다.
자신을 지켜주고 보살펴야할 아빠의 부재와 엄마의 불륜은 더이상 자신이 설 땅이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어릴적 자신을 안고 있는 사진속의 할머니 집을 찿아 떠나는 가출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불안해하는 가펑클을 안고 모르는 사람들의 차를 얻어타면서
홀로 떠나는 여행은 사춘기의 스테파니가 거쳐야하는 통관의례 일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주고 보호해줄 사람을 찿아서 떠난다는 기대감이 어떤것일지 독자들은 알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해주길 기대하고 만난 할머니의 쌀쌀한 냉대와 아끼는 가펑클의 죽음을
맞이한 스테파니는
자신이 있을 자리는 엄마의 품이라는 사실과 자신이 더 향상되어 가고 있음을 알게됩니다.
13살의 사춘기 소녀 스테파니가 겪은 성장통은 다반사로 일어나는 가정의 이야기 일 수도 있고,
아니면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망속에서 고통받기 보다는 좀 더 나은 상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나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한 걸음을 내디딜 때 그곳에는 훨씬 행복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비록 사실을 가장한 소설속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무수한 스테파니 라는 소녀들이 아직도 현실과 타합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음은 틀림없습니다.
그 수많은 스테파니들이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결코 낭비되질 않고
성장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리고 우리 아이의 친구과 그 친구들도 말입니다.
Oztoto's Cook n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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