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팝칼럼리스트 김태훈 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배철수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배철수씨와 팝칼럼리스트 임진모 씨가

티격태격 하는 멘트만 동동 생각이 난다.

팝이라면 보통 사람 이상으로 관심이 많았는데,왜 기억에 없는 이름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제 알게 되었으니 지금부터는 팝칼럼리스트 김태훈을 알게 된 것이다.

팝칼럼리스트 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직업을 가진 독신남의 노래와 영화에 얽힌

사연과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같은 세대를 살고 어쩌면 같은 학번이 되었을 수도 있는 이 남자의 문화적 취향과

향수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이지만, 자신 좋아서 쩔쩔매는 음악과 영화에

대한 열정을 쏟아부어서 전문적인 지식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것은 역시 보통의 취미

이상인 것이다.

이 남자의 일상 속에는 영화 속의 명대사와 애절한 팝 발라드가 녹아들어 있었다.

끊임없이 듣고 또 듣고, 보고 또 봐야하는 직업적인 강박관념은 다음에 생각하고,

그저 삶 속에서 영화와 음악을 즐기는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가끔 60, 70년 대의 팝송의 매력에 빠져있는 요즘의 젊은이들을 보게된다.

록이 가지고 있는 저항성과 시대적인 열정이 열심히 사랑만들기 작업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록이 시대를 넘어서 반항적인 메세지를 전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약물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을 추모하지만,

떠나간 커트 코베인은 사람들에게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를 불렀던

그 커트 코베인이 더이상 아니었음을.

거리에서 우연히 들려오는 팝송을 들으면 그 노래에 얽힌 사연을 떠올리고,

헤어진 연인이 생각나면 영화의 명대사를 바로 읆어대는 이 남자는

생활 속의 기쁨과 슬픔, 절망,외로움,동경 따위의 감정들을 흘러간 팝송의 여운과

오버랩 시키는 방대한 자료를 저장하고 있는 무한 이동식 하드디스크 이다.



술과 담배는 빼 놓을 수 없는 그 시대의 아이콘 인지,

명정에 허우적거리고 담배연기에 질식할 것 같은 방안에서

지나간 영화배우들의 대사를 재연해내고,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이다.

지붕위의 바이올린의 배우 폴 뉴먼이 되어보고,

용쟁호투의 이소룡이 되어보고.

그리고 메탈리카의 녹슬지않은 음악에 감탄하고,

스웨덴의 보물 아바의 노래에 감동한다.

삶이 영화인지,영화가 삶인지,

음악이 직업인지,직업이 음악인지 도데체 알 수 없다.

책 전반에 가득한 음악의 선율과 영화의 명장면들은 잃어버렸던 기억들을 되살려주고,

또 몰랐거나 알 수 없었던 영화와 팝송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들기도 한다.



건즈 앤 로지즈의 November Rain 과 The Cars 의 Drive 가 흐르고,

레드 제프린의 Stairway to heaven 과 라디오 헤드의 Creep 가 백그라운드를 채우고 있는

랜덤워크는 일과 연애, 술과 도전 그리고 세상을 향한 시니컬한 비판이 있다.

원초적인 인간의 감정들을 숨김없이 토해내고,

산타나의 Smooth 처럼 부드럽게 타협하지 않고,

비난의 목소리에는 바락바락 대꾸를 하는 호전적인 모습도 있다.

그의 일기와도 같은 소소한 일상의 고백은 원색적이지만 퇴폐적이지 않고,

나태해 보이고 나른해 보이지만,열정을 숨길 수도 없다.

Queen 의 프레디 머큐리 처럼 가슴을 쿵쿵 때리는 We will Rock you를 매일 노래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Love of my life 를 연주한다.





한국인들이 좋아한다는 록 발라드와 강렬한 사운드의 스래쉬 메탈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들 곡들로 배를 가득 채운 외장하드와 LP 디스크를 가지고 있다.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들여다 보듯이 가끔씩 LP의 앨범을 꺼내보곤 한다.

그곳에는 보노가 이끄는 U2 의 Sunday blood sunday 같은 반전 드라마가 있고,

UB40 같은 고용보험자들이 생계를 이어가야하는 레게음악도 있고,

메탈리카와 메가데쓰 그리고 콰이어트 라이엇 같은 울부짖음도 있고,

핀란드의 라야톤과 호주의 아이디어 오브 노스의 속삭임,스웨덴 리얼 그룹의 Small talk 도 있다.

한때의 청춘을 대변하는 포리너의 I wanna know what love is 같은 노래와

스모키의 I want you at midnight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젊은날을 보냈었다.

무엇보다도 Toto 의 Rosanna 와 Pamela 같은 여인들은 언제 만나게 될 지 기약도 없고,

Whitesnake 의 Is this love ?처럼 이것이 사랑이냐는 질문에 당신은

쿡 다 북스의 You call it love 처럼 그렇다고 대답을 하고,

그래도 커팅크루의 I just died in your arms tonight 처럼 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고도 싶어진다



오랜만에 팝칼럼니스트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어봤다.

그렇게 많은 음악적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세대를 공감하고, 같은 음악을 공유했던 지인을 만난것만 같았다.

책에 나오는 낮선 영화와 배우들, 대사들, 노래들이 절반은 되었다.

그것이 이 일상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약간의 괴리감이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때는 그 노래를 흥얼거려보고, 박자에 발장단도 쳐보게 된다.

추억의 영상과 흥겨운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책장을 덮었을 때에는

영화 Mission 의 Main Theme 가 가슴을 때리면서 폭포수 앞에서 과라니족이 불렀던

Ave Maria 의 순수한 선율이 되살아 나고 있었다.



Oztoto's Cook n Book

http://blog.naver.com/oneyefishluv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