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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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에서 총기를 난사하며 거리의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프랑스 테러사건 소식을 들었을때 꽤 충격적이었다. 도망가는 사람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던 범인이 식당에 숨어있는 여성들을 창문으로 들여다보고는 다음 행동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며 그 상황 속에 나를 대입해보니 공포심이 절로 들기까지 했다. 간간히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테러와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들...범인들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기에 그런 말도 안되는 일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일이 동물원에서 일어났다.아들 링컨과 함께 그 곳에 있던 조앤은 폐장시간에 맞춰 서둘러 나가던 중 마네킨처럼 쓰러져있는 사람들이 무차별 총격의 희생자라는 것을 파악하고는 링컨과 함께 뒷걸음친다. 최선이라 생각한 장소를 선택해 숨으며 간절한 마음으로 들키지 않기를 바라는 조앤은 조용해야 하는 상황을 링컨의 눈에 맞춰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곳을 지나는 범인들의 대화를 듣게 된 조앤은 그들의 목적이 인질들을 겨냥한 사냥임을 알게된다. 


어둠에 갇혀 간간히 들려오는 총성소리와 발자국소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 상황을 무사히 벗어나고 싶은 조앤은 겁도 나지만 그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화도 난다. 배고파하는 링컨을 위해 조심스럽게 동물원을 이동하던 조앤은 다른 곳에 숨어있던 어린 소녀 케일린과 교사출신의 마거릿 파웰을 만나고 이내 총과 도끼를 든 범인 로비를 눈 앞에서 맞닥들이는데...


4;55분부터 8:05분까지 벌어진 상황 속에서 인질 혹은 사냥꾼이 된 조앤이 들려주는 묘사와 심리는 언제 범인이 나올지,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같이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책을 펼친 순간부터 상황이 끝날 때까지 덮지 못하게 했다. 말 잘들으며 버텨내는 링컨도 기특했고 링컨을 지켜내고 싶은 엄마 조앤의 간절함은 감동적이다. 범인들의 이야기가 좀 더 궁금했지만 2017년 뉴욕타임즈 북 리뷰 최고의 범죄소설이라는 밤의 동물원 심리적으로 몰아가는 전개와 구성이 인상깊게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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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원의 로봇
데보라 인스톨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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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변하는 요즘 세상을 보면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세상이 이미 시작된 소설 속에서 주인공 '벤'이 그의 집 정원에 앉아있는 구식 로봇 '탱'을 발견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로봇인지도 모른채 우연히 탱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된 이 로봇!! 어딘가 망가진 것처럼 보인다. 몇 일을 정원에 놔두고 고심하던 벤은 탱을 닦아주다 부분 부분 남겨진 글자를 발견하고는 로봇 만드는 회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 가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모든 걸 쉽게 해내던 누나와 다르게 벤은 수의사 자격증 시험에도 여러 번 떨어지고 별 다른 직업과 의욕없이 부모님이 남겨준 집에서 변호사 아내 에이미와 살고있다. 매사 진지하지 않은 그에게 화가 나있던 에이미는 탱의 일을 계기로 그를 떠나버리고...씁쓸하지만 자신의 부족함만큼이나 쓸모없다고 비난당하는 탱을 고치기위해 캘리포니아로 떠날 결심을 한다.   


미숙하고 순수해서 마치 아이같은 탱과 벤은 비행기와 차를 타고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지만 다시 도쿄로 그리고 다시 팔라우로 떠나는 여정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벤과 탱은 다양한 경험과 인연을 만나고 어느 덧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어간다. 그리고 미운오리새끼인 줄 알았던 탱이 사실은 백조였다는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는데...  


순수하고 귀여운 탱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며 조금씩 자신에 대해,부모라는 입장에 대해 되돌아보는 벤! 그리고 단순한 로봇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벤의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탱!! 

모든 걸 뒤섞고 싶은 복잡한 마음이었던 요즘 벤과 탱이 빙그레 웃음짓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으며 힐링받았다. 책을 읽다 중간에서 만나는 삽화는 솔직하고 엉뚱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탱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같은 '내 정원의 로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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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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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이라는 음식은 '정성'과 '장인'을 떠올리게 한다. 뽀얀국물을 내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을 지켜보며 완성해내야 하는 음식이자 그 맛에 따라 사람들에게 평가되는 음식 중 하나인 곰탕.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어 큰 이슈를 받은 뒤 출간되었다는 구수한 제목의 이 작품은 곰탐의 맛을 찾아 미래에서 과거로 되돌아왔다는 기본 설정에 코믹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작품 속에서 전해지는 곰탕 한 그릇에는 말로 전할 수 없는 수 많은 감정과 의미...과거와 미래가 연결되어 있었다.


시간여행이 가능해진 미래에 살고있는 이우환!!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것 같은 이우환은 고아원에서 살다 이곳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일하며 의미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기억에 없는 어린시절만큼이나 부모의 기억도 존재하지 않는 그에게 단지 부모님 이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어느 날 과거의 곰탕 맛을 그리워하는 주방장은 우환에게 과거로 돌아가 곰탕 맛과 아롱사태를 찾아오면 가게를 차려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자칫 목숨조차 위험할 수 있는 시간여행이지만...삶의 의미가 없던 이우환은 수락한다.


미래에서 부산에 도착한 배에는 곰탕 맛을 배우러 온 이우환과 사람을 죽이러 왔다는 김화영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이우환은 주방장이 그려준 약도로 찾아간 부산곰탕에서 식당주인 이종인과 그 집의 문제아 아들 이순희 그리고 이순희의 여자친구 유강희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기억하는 부모님 이름이 이순희, 유강희인 것은 우연인 것일까?


종인의 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조금씩 곰탕 만드는 법을 배워가는 우환은 종인과 순희의 존재가 남다르게 다가오고 애틋해진다. 우환은 순희와 강희가 헤어지길 바라기도 했지만 강희는 유독 우환을 따르고 의지한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을 우환에게 먼저 털어놓기도 하는 강희...정작 알아야 할 순희는 종적은 감추고 만다.    


자신과 얽혀있는 인연들을 만나며 묘한 감정을 느낀 이우환은 아쉽지만 모든 것을 뒤로하고 배운 곰탕맛과 고기를 챙겨 미래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하지만 마음이 바뀐 이우환의 선택은 경찰에게 또 다른 사건을 통해 진실에 한발짝 다가가게 하고 김화영은 이우환을 찾아다니게 만든다.      


문제아 이순희를 항시 주목하는 경찰들은 의문의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이순희를 지목하지만 계속된 조사를 통해 순간이동과 레이저로 사람이 구멍에 뚫려 죽었다는 믿을수 없는 결과를 얻게된다. 경찰 양창근은 계속되는 의문을 가지고 조사하던 중 귀 뒤쪽을 긁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박종대라는 인물에 주목하게 되고 얼굴과 신분이 바뀐 누군가를 찾아낸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와 이곳에 정착한 박종대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돕거나 혹은 움직이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는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경찰들을 멈추기위해 이순희에게 레이저총을 쥐여주고 그로인해 이순희는 유명해지는 앞날이 기다리고 있게된다. 


표현하지 않아도 아들이 전부인 이종인, 가족이 그립고 소중한 이우환, 철들지 않은 반항아지만 마음은 따뜻한 이순희, 과거이든 현재이든 나이 혹은 모습이 어떻든 서로에게 아버지면서 아들인 그들의 관계는 잘 짜여진 이야기 안에서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전해진다. 짧은 문장으로 표현되고 전개되는 사건과 상황은 판타지, 스릴러, 범죄, 가족 소설의 장르를 오고가며 재미와 긴장, 감동을 전해주었고 마지막 결말을 읽고나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었다. 모든 요소들이 잘 어울렸던 이 작품은 <헬로우 고스트>,<슬로우 비디오>를 만든 김영탁 영화감독님이 생전 곰탕을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부재를 떠올리며 쓰게 된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작가후기까지 읽고나니 이 작품에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가족의 사랑과 그리움이 더 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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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상의 아리스 - S큐브
마사토 마키 지음, 후카히레 그림, 문기업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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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마지막에는 로맨스 소설이었다로 결론났다.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남겨지는 신비하고 비밀스런 이야기에 다음이 궁금해지고 중간중간 들어간 일러스트가 풋풋하고 아름다운 소년, 소녀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남긴 사건으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로우'는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래서 왕래도 없던 생부의 도쿄를 떠나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수긍해버리고 낯선 아버지가 살고있는 카미코미나토로 향한다. 르포기자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아버지는 마중조차 나오지 않은채 남겨놓은 음성 메세지로 집의 위치를 전하고 로우는 찾아가는 길목에서 맨발로 빗속의 폐선을 걷고있는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게 된다.  


낯설지만 편안한 마을에서 로우는 자신도 모르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생소해지고 마을에 떠도는 소문이라는 '폐선의 유령'의 존재에 빗 속에서 만난 소녀가 떠오른다.  


생물학적 아버지이지만 자신만을 건사하며 살아가는 아버지의 낡은 셋방에서 준비해주신 생활비로 카미코미나토의 생활을 홀로 시작한 로우는 소녀를 만났던 폐선으로 나갔다가 '아리스'라는 이름의 그녀를 다시 만난다.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하지 말라는 정체불명의 그녀와 로우는 한 권의 책을 통해친해지고 폐가에서 자주 만난다. 그녀의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하면서도 감정이 쌓여가는 로우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아름다운 추억을 쌓으며 서서히 도쿄로 돌아가려 할때 쯤 로우는 아버지의 앨범에서 발견한 두 장의 사진에 큰 충격을 받고 진실이 무엇인지 찾아나서는데... 아리스 그녀는 정말 '폐선의 유령'인 것일까?

  

폐선을 녹이 쓴 채 방치된 거대한 배를 상상했는데 이 작품에서의 폐선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녹슨 철도길로 그 철도길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도 하고 누군가를 붙잡기도 한다. 신비한 판타지로 이끌어가는 분위기에 기욤 뮈소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풋풋한 십대들의 우정과 고민 그리고 처음으로 알아가는 첫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작게보일지 모르지만 그 나이에게는 전부라고 여겨지는 그 감정들이 무엇인지 문득 되살아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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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죽으러 갑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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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지금 죽으로 갑니다'를 본 사람마다 살벌하다며 한 번씩 얘기한다. 후덜덜한 제목처럼 죽고싶어하는 사람들, 동반 자살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동반 자살 사건을 뉴스로 들을 때마다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했을까? 모인 사람들 중 누구 하나 말리거나 후회하는 사람은 없었을까? 마지막을 계획하며 만난 사람들은 무슨 얘기와 어떤 생각을 하며 준비했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의문이 들곤했다. 그런 내 생각처럼 출발하는 이 작품은 그렇게 모인 사람들 중에 악의를 품은 사람이 섞여있다면?이 추가된다.


삶을 비관하여 자는 아들의 방에 번개탄을 피우고 자신들도 죽으러 떠난 부모가 계획을 실행하지 못한채(의도도 없었지만) 구속된다. 번개탄이 피어오른 방에서 기어나온 20대의 아들 김태성은 이전의 기억을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난다.


기초생활수급자가로 판자촌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 태성은 피씨방 갈 돈 1000원도 없는 막막한 자신의 삶을 그만두고 싶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살카페 '더 헤븐'을 발견한 그는 운영자 '메시아'로부터 마지막 계획에 함께하겠냐는 제안에 바로 수긍한다.


운영자 한동준, 고시낙방생 정태오, 성폭행 피해자 민서라, 왕따 고등학생 최린 그리고 김태성...그렇게 만난 5명은 준비된 장소로 이동하고 한동준은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들려준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들어줄테니 5일간 함께 지내며 마지막 호사를 누리고 가자는 것!! 그의 계획에 동의하면서 당장 죽을 계획은 수정됐지만 유서는 작성된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며 모든 사람들이 수상해지는데...

 

한편 최근 일어난 동반 자살 사건을 살펴보던 경찰 김진성은 최근 두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가 동일 인물임을 알아내고 뭔가 수상함을 느끼며 파고든다.


외지의 닫힌 공간에 모인 5명이 만나는 사건과 누군가 가진 악의를 따라 읽다보면 같이 쫒기고 만난 기분에 오싹한 공포가 느껴진다.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의도인지 찾아내는 게 어렵진않다. 그냥 인간같지 않은 악마들을 보면서 분노가 느껴질 뿐... 예전에 그러지 않았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 많아진 자살기사에 맘이 아프고 가족의 의미가 붕괴된 사건의 등장에 경악하며 쓸데없이 강한 돈의 논리에 좌절받는 요즘인 것 같다. 인과응보가 아닌 결말, 어쩜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결말이라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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