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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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상관이 '존 탤벗'으로 바뀌고 오랫동안 파트너로 지냈던 '알렉스 재미슨'이 새로운 인생의 시도를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면서 새로운 여성 파트너 '화이트'를 만난 데커는 이런 변화가 반갑지 않다. 대놓고 낯선 티를 내는 데커는 화이트와 함께 새로운 사건 해결을 위해 플로리다로 떠나고 두 사람은 그곳에서 합류한 앤드루스 요원과 조사를 시작한다.   


연방 판사 '줄리아 커민스'가 칼에 무수히 찔린 채 눈구멍을 잘라 낸 안대를 쓴 채 침실에서 발견되고 층계 밑 바닥에는 그의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앨런 그레이먼트'가 가슴에 총상을 입고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줄리아와 친하게 지냈다는 이웃 여인과 범행이 일어날 당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옆집 부부를 만나 평소 줄리아의 생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혼을 원치 않았다는 전남편 배리와 아들 타일러를 만나 알리바이를 확인한다. 그리고 줄리아의 동창이자 그녀에게 집착했다는 변호사 '데니스 랭글리'는 새로운 용의자로 떠오른다. 


죽은 앨런은 경호업체 '감마'에 소속된 경호원으로 밝혀지고 감시 결과 그의 목 안에서 슬로바키아 지페다발이 발견된다. 감마는 현재 대표인 '로' 이전에 슬로바키아 출신인 그녀의 아버지가 성공시킨 기업으로 암 말기 진단을 받은 그는 어느 날 배를 타고 나간 뒤 실종되었다. 이번 사건은 '감마'와 실종된 그녀의 아버지 역시 연관되어 있음을 짐작한 데커는 현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거슬러간다.  


새로운 짝꿍이 된 데커와 화이트는 사건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데 다음 편은 재미슨이 컴백할지, 화이트와 계속할지... 주기적으로 검사해오던 인지 기능에 변화가 생긴 데커의 기억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규율에 따르지 않고 '데커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며 FBI의 눈엣가시가 된 데커의 미래는 어떻게 나아갈지 궁금해진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듯 사건을 해결하고 나면 잊을 권리조차 잃은 채 홀로 남겨져 쓸쓸하게만 보이는 데커. 주변 사람들은 다들 행복을 찾아가는데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여전히 삶이 힘겨워 보이는 그에게 따뜻한 기운이 찾아오길 바라며 다음 이야기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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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데이즈
루스 웨어 지음, 서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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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게이브'와 파트너로 기업 보안을 비밀리에 테스트하는 '잭'은 게이브의 목소리에 따라 움직이며 모든 테스트를 끝내고 달아나던 중 보안요원에게 잡혀 사정을 설명한 뒤 뒤늦게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중간에도 연락이 되지 않아 의아했던 게이브는 책상 위에서 업무를 보던 자세로 누군가에게 목을 잘린 채 살해당해 채 발견되는데... 충격에 망연자실해하던 잭은 겨우 경찰에 전화를 걸지만 이후 발견보다 늦은 신고와 얼마 전 게이브의 명의로 생명보험이 가입되었다는 사실에 잭은 남편 살해 용의자로 의심받는다.


자신을 용의자로 보는 경찰의 시선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잭은 자신의 집 환기구를 통해 침입한 범인을 찾아내고자 스스로 움직이기로 결정한다. 언니 '헬'과 게이브의 절친이자 보안 책임가로 일하는 '콜'의 도움으로 피신한 기회를 잡지만 이내 자신을 찾아낸 경찰에게 쫓긴다. 도망 중 다친 상처로 몸은 점점 힘들어지고 넉넉지 못한 자금과 쉴 곳이 부족한 상태지만 게이브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자신의 결백과 진실을 파 헤져간다. 생명보험 신청자가 누구인지 찾아내고 게이브가 남긴 흔적을 추적하며 뜻밖의 인물을 발견한 잭은 온라인상에 숨어있는 거대한 조직과 무엇 때문에 게이브가 희생된 것인지 알고 절망한다.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오히려 용의자로 몰리면서 도망자의 길을 선택하며 힘든 여정 끝에 직접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은 영화 <도망자>를 떠올리게 했다. 빠른 전개 속에 읽는 내내 긴장감을 주며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게 만든 <제로 데이즈>. 루스 웨어의 작품은 매번 즐거웠지만 이번 작품은 더욱 인상 깊었고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기존 작품과는 다른 서스펜스와 스릴러의 묘미가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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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의 흔들림 - 영혼을 담은 붓글씨로 마음을 전달하는 필경사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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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쓰즈키 지카라'는 고객이 호텔 송별회의 초대장 주소를 써줄 필경사로 선택한 '도다 가오루'에게 연락하고자 하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호텔 필경사로 등록된 그의 이메일만 있을 뿐 주소가 누락되었음을 알게 된다. 도다 가오루에게 처음 일을 맡기는 상황이다 보니 직접 찾아가겠다는 연락을 주고받은 뒤 알려 준대로 그의 서예 교실로 향한다.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아 아이들을 지도 중이던 도다를 옆에서 지켜보던 쓰즈키는 남다른 그의 지도법과 다양한 글씨체를 넘나드는 그의 뛰어난 실력을 엿보게 된다. 자신이 떠올렸던 분위기와는 다른 자유분방하면서도 독특한 도다였지만 무엇보다 글씨에 진심인 그와 일로서 왕래하며 인간적인 감정의 교류도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도다의 업무 중단 요구에 쓰지키는 당황스러운데...


필경사라는 생소한 직업에 붓글씨를 보는 건 익숙하지 않은 요즘이지만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듯 도다가 써 내려간 먹의 흔들림이 녹아 있는 정갈한 글씨를 상상해보면서... 컴퓨터로 인쇄된 글자가 아닌 먹으로 쓰인우편을 받는다면 특별함까지 전송받을 듯하다. 처음 만나 본 ' 미우라 시온'의 작품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접점이 없는 두 남자가 대필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주변 인물들과의 화합도 따뜻하게 그려졌는데 <시어머니 유품정리>의 '가기캬 미우'의 작품들이나 같은 대필을 소재로 한 <츠바키 문구점>과 비슷한 감성을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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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로 읽는 서양 미술사
캘리 그로비에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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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공공벽화에 그림을 그리고 사라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예술가 '뱅크시'의 이름이 각인되고 난 뒤 그의 행적들과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기발함과 기괴함에 감탄과 웃음이 절로 났다. 2024년에 열린 뱅크시 전시관에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명예나 돈보다 인류의 평등과 평화를 위해 쓰이고 싶어 하는 예술적 가치관에 감동받았다. 그 계기가 <뱅크시로 읽는 서양 미술사>를 만나게 했다.



 

뱅크시를 앞세운 서양 미술사이지 않을까 싶었으나 오히려 뱅크시에 좀 더 집중한 듯한 느낌이다. 고전 작품들을 소개해 줌과 동시에 그걸 다르게 해석한 뱅크시의 작품을 소개해 주는데 작품들을 소개받고 또 그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1669년 램브란트의 자화상에 2009년 개구리 눈알 장난감인 '구글리'를 붙인 작품을 발표하는데 온 세상이 구글이라는 검색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을 담고 있다. <이삭 줍는 사람들>의 작품에 <일용직>이라는 작품으로 빈익빈 부익부로 사회적 격차를 얘기하고도 <십자가 처형> 대신 <쇼팽 백을 든 그리스도>로 자본주의에 물든 요즘을 얘기하며 그가 보는 세상과 바라는 모습을 보게 한다.

 

양장본의 예쁜 표지를 시작으로 펼쳐진 책은 같은 듯 다른 두 분야의 전시관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고 기존의 미술 작품들과 뱅크시의 작품에 차이는 분명하지만 그만의 명확한 예술은 특별하게 기억될 듯 하다. 뱅크시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행운이며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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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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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유명한 <설국>의 저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숨겨진 문제작이라는 점에 이끌려 <소년>을 만났다. 독특한 형식으로 서술되는 <소년>은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소설이라는 형식에 빌려 서술해간 것인지, 소설의 틀안에 자전적인 경험인 것처럼 녹여 놓은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쉰 살이 된 것을 기념하여 전집을 간행하기로 하면서 이전 작품들을 추리던 중 십 대시절 자신이 썼던 일기를 발견하고는 중학교에 진학해 남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사랑하게 된 미소년 후배 '세이노'와 함께했던 특별한 시절을 떠올린다. 당시 두 사람이 어떤 감정을 나누었는지 계속적으로 들려지는 일기를 통해 알게 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떨어진 후 세이노가 보낸 편지 속에 담긴 그리움이 소개된다. 종교에 빠진 세이노를 찾아간 것을 마지막으로 보지 못했지만 소설가가 된 그는 그 경험을 작품에 반영시켰고 진솔함을 고뇌하는 작가로서 자신의 인생에 금단의 페이지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진실이 무엇이든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크게 반영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읽어나갔던 소설은 어린 시절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누나마저 떠나보낸 뒤 할아버지마저 잃은 경험을 한 작가가 단명할 것이라는 불안, 혼자 남은 고독 그리고 만나볼 수 있었던 여성이 부재했다는 점에서 소설 속 상황을 조금은 이해시킨다. 그가 써 내려간 일기에는 동성을 사랑했던 마음과 함께 관계와 진로에 대한 고민, 일찍부터 드러나있던 문학적 재능과 관심을 엿보이게 했고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 <인간실격>을 떠올리게 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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