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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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잡지 <벨로시티> 기자인 '로라 블랙록'은 입덧으로 고생하는 상사를 대신해 첫 출항하는 '오로라 호' 취재진에 합류해 탑승한다. 승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에 집중해야 하지만 며칠 전 집에 든 강도 사건으로 겪은 불안증과 남자 친구 '주다'와의 의견 충돌을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신경 쓰인다.


9호실을 배정받은 로라는 저녁 만찬에 나갈 준비를 하던 중 챙겨오지 않은 마스카라를 빌리기 위해 옆방 10호실 방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이내 예쁘장한 얼굴을 한 여자에게 마스카라를 빌리고 만찬에 나서지만 어쩐지 10호실 여성은 보이지 않고 '오호라 호'의 소유주이자 노던 라이츠사의 회장 '리처드 불머'와 투병 중이라는 그의 아내 '앤 불머' 그리고 각 분야의 유명 인사와 <타임스>에서 일하는 전 남자친구 '벤'을 비롯한 언론인들을 만나며 얼굴을 익힌다.


새벽녘 우연히 잠에서 깨어난 로라는 무언가 무거운 것이 바다에 빠지는 '첨벙' 소리에 베란다 밖으로 나가 10호실 쪽에서 바다 밑으로 무언가를 빠트리는 장면과 베란다에 묻어 있는 핏자국 같은 얼룩을 본다. 이내 오로라 호 보안 팀장에게 연락해 10호실에서 누군가가 살해당했다고 전하지만 10호실에는 아무도 묵지 않는 빈 객실이라는 말만 전해 듣는다. 다음 날 보안 팀장과 10호실의 예쁘장한 여성을 찾아 나서지만 그녀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우울증 병력으로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로라가 헛것을 봤다고 의심하는 눈길만 받는다. 하지만 방에 남아있는 마스카라는 로라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얘기해주는데...


8년 전 출간되었던 <우먼 인 캐빈 10>이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로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원작 소설 역시 재출간되었다. 읽었지만 오래전이라 새롭게 들려진 이야기는 오로라 호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별개로 며칠이 지난 시간에서 로라의 남자 친구 주다가 SNS상에 연락이 되지 않는 로라를 걱정하며 작은 소식이라도 찾고 있었다. 며칠 사이 로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로라가 본 10호실 그녀는 실존하는지, 과연 누가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기억 안 나는 결말을 알아내기 위해 단숨에 빠져 읽었다. 심리 서스펜스의 묘미가 차고 넘쳤던 <우먼 인 캐빈 10>은 다시 읽어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고 '루스 웨어'를 처음 만난 작품이자 계속 찾아 읽게 만든 시작이라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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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 개정판 미쓰다 신조의 집 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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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할머니에게 맡겨진 코타로는 살던 집에서 사는 것조차 여의치 않게 되어 새로운 마을로 이사 온다. 막 이사 온 동네는 마치 와본 적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데다 갑자기 나타난 노인은 코타로를 향해 "꼬마야, 다녀왔니..."라는 말과 함께 2층 구석은 가지 말아라, 순서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


넓은 것에 비해 집세가 저렴하다는 2층 집에 들어선 코타로는 어떤 검은 형체의 '그것'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자주 꾸었던 그 악몽이 이어진다. 혼자 남겨진 저녁이면 집 안에서 머리가 잘린 시신이나 갓난 아이가 보이는 등 괴이한 현상을 경험한 코타로는 이 동네 그리고 이 집에서 일어난 일들이 궁금해진다. 동급생인' 레나'와 동네 탐방에 나선 코타로는 숲에서 사라진 초등학생, 유령의 집으로 불리는 집들에 대해 듣게 되고 자신들이 태어나기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알고자 이상한 소리를 하던 노인을 찾아가 10년 전 자신의 집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 집안 곳곳에서 보이던 시신들과 자신을 쫓아오는 듯한 검은 형체의 그것에 대해 짐작하게 되는데...


으스스 한 실체를 직접 경험하고도 자신을 맡아주신 할머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착한 마음 속에서 두렵지만 비례한 호기심에 정체를 찾아 나가는 코타로가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사건과 현재 일어난 일들과의 관계성도 좋았고 생각지 못한 정체가 준 반전도 기억에 남는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에서 스스스스, 샤샤샤샤, 오오오오... 같은 의성어로 자주 등장하는 그것들은 꽤나 오싹하게 느껴지지만 이 책의 한 장면에서 제대로 소름 돋는 공포를 전해주었다. 일본판 제목으로 집 3부작은 <화가>, <흉가>,<마가>인데 우리나라는 현재 <흉가>, <화가> 순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나머지 작품들도 만나보고 싶어질만큼 재밌게 읽은 <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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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와이프 스토리콜렉터 123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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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줄리앤'이 수술 합병증으로 떠난 지 16개월이 지나는 동안 아버지와 같은 심리학자가 되겠다는 큰 딸 '찰리'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행동심리학을 공부 중이며 제법 숙녀티가 나는 12살 둘째 딸 '에마'는 이상하게 엄마의 죽음을 회피하는 중이다. 불면증에 잠 못 이루는 나날이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며 '조'는 버텨내고 있다.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머리에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연락을 받은 조는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아버지 병상 앞을 지키는 한 여인을 발견하고 누구인지 묻자 그녀는 '이 사람의 또 다른 아내예요' 라는 답을 해온다.


자신과 나이 차이가 얼마나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이름은 '올리비아'로 이미 20여 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고 한다. 올리비아가 들려주는 얘기대로라면 그동안 아버지는 중혼으로 이중생활을 이어왔다는 것인데... 저명하고 유명한 외과의이자 강직함에 다가가기 어려웠던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은 충격적이다.


계단에서 굴렀다고 생각했던 아버지는 누군가의 폭력으로 인한 부상임이 드러나고 조는 올리비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확신하지 못함과 동시에 누가 아버지를 노렸는지 전직 경찰인 친구 '루이즈'의 도움을 받으며 자체 조사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올리비아의 전 남편에게 일어난 사고, 조현병을 앓고 있는 올리비아의 아들 '유언'의 존재, 아버지가 설립한 올로클린 재단의 사라진 돈, 오래전 소송을 당했던 의료사고의 전말에 대해 알게 된다. 알 수 없는 사실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혼수상태인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해줄 수 없고 학교에서는 딸 에마의 문제로 상의하고 싶다는 연락이 온다.


이번 작품은 사건 해결에 투입되었던 심리학자 '조'가 아닌 철저히 자신 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버지의 진실을 찾는 아들이자, 딸을 믿어주는 아버지 '조'의 이야기로 가득했고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이나 가족 간의 관계 등이 들려지는 동안 '조 올로클린'과 더욱 친근하게 만들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기억 속 떠돌았던 어색한 퍼즐들이 제대로 맞춰지고 어른이 된 아들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를 새롭게 새긴다.


여전히 파킨슨병은 조를 힘들게 만들고 여러 상황들이 고되지만 '인생 최악의 한 시간도 결국 육십분이 지나면 끝난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아버지의 조언처럼 조의 곁을 지키는 따뜻한 가족들과 친구들 덕분에 잘 견뎌낼 듯하다. 2018년 <나를 쳐다보지 마> 이후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조 올로클린 시리즈여서 출간 소식이 무척이나 반가웠고 한 장씩 소중하게 읽어 나갔다. 마이클 로보텀의 최신작이 <디 아더 와이프>를 끝으로 '조 올로클린'이 아닌 '사이러스 헤이븐'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의 작품이라면 무엇이든 좋지만 이 작품이 부디 조 올로클린의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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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르의 거미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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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기근으로 마을 사람들이 굶어 죽을 지경에 놓이자 예쁘고 어린 소녀 '하루'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돈을 준다는 타 지역 탄광 마을로 시집갈 결심을 한다. 탄광 마을로 향하는 길 촌장은 '황천의 숲'에 살고 있는 괴물 '요모쓰이쿠사'에 대해 알려주며 제물을 바치면 습격하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마을에 도착해 혼례복으로 갈아입은 하루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서방님을 기다리던 중 잠이 든다. 그리고 숲속 한가운데서 깨어난 순간 자신이 바로 '요모쓰이쿠사'에게 바칠 제물이었음을 알게 되는데...


대학병원 외과의인 '아카네'는 언니의 약혼자였던 경찰 '오코노기'로부터 같은 지역에서 7년 전 목장을 운영하던 아키네 가족이 갑작스럽게 실종된 사건과 비슷하게 리조트 건설에 동원된 공사장 인부들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몇 년 전 사람을 습격했던 거대 불곰의 짓이라 여기며 곰 사냥꾼 '가지'와 함께 숲에 들어선 오코노기는 처참한 모습으로 쌓여 있는 공사장 인부들의 사체를 발견한다.


어떤 정보라고 얻을까 싶어 친구인 부검의 '시노미야'를 따라 부검에 참여한 아키네는 시신에서 빛을 내는 벌레들을 발견하는데 다리가 여덟 개 달린 거미의 일종으로 추정된 벌레에 '빛'을 뜻하는 '이메르'를 넣어 '이메르 황천거미'라 부르기로 한다.


가지와 함께 황천의 숲 조사에 난선 '아카네'는 자신에게 달려든 괴이한 힘을 가진 소녀를 만나 병원에 데려오고 자궁에서 발견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에 참여한다. 그리고 소녀의 피에서 이메르 황천거미와 비슷한 성분을 가진 물질을 발견한다.


엽우회 회장과 경찰들이 퇴치 팀을 결성해 황천의 숲에 모이고 아내의 복수를 위해 나선 곰 사냥꾼 가지,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아키네, 약혼자를 그리워하는 오코노기가 함께 한다. 조금씩 경계하며 한발 한발 내딛던 그들은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존재와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복수와 그리움으로 나선 그들에게 희생이 따르지 않길 바라는 조마조마한 마음과 함께 숲속에 숨어 있는 존재를 설명해 주는 대로 상상하며 언제 어떻게 나타나 공격할지 막강하고 거대한 그것에 대한 공포감은 읽어갈수록 고조된다. 도입부에 들려진 '하루'의 이야기와 연결된 스토리는 일본 신화, 전설, 의학, 생물학적 내용들을 모아 특별한 상상력의 세계로 만들었고 인간의 여러 DNA를 쌓아가며 나눠가진 그것들은 무섭게 본 영화<에일리언>이 떠올랐다. 벌레도 싫어하지만 상상 속 그것들은 더욱 으스스하고 무엇보다 생각지 못한 반전은 소름 돋는 결말로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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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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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힐링,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가득한... 치넨 미키토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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