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초 목욕탕
타타마 지음, 송지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타마 - 100초 목욕탕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100초 목욕탕! 귀여운 동물들과 함께 뜨거운 목욕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100초를 함께 세어보며 자연히 숫자도 익히고 다양한 동물들의 특징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 귀여운 그림책이다.

거의 매일 목욕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특별히 더 재미있게 읽힐 <100초 목욕탕> 귀여운 그림에 어른들도 힐링 된다.

뜨거운 물에 약해서 금방 찬 물로 샤워하는 펭귄부터 땀 흘리는 펭귄이 열심히 얼굴이 닦자 흰 곰이 됐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 마지막에 등장해 목욕탕 안으로 첨벙 들어오는 코끼리까지.

결과가 어떻게 될 지 기대 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상상력과 사고력을 발달 시킨다. 무엇보다 귀엽고 재밌어서 언제봐도 질리지 않을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 목욕을 싫어했던 아이들도 목욕 시간을 기대하게 되지 않을까? 함께 숫자도 세어보고, 동물 친구들은 목욕탕 안에서 어떻게 됐는지 얘기하면서 다시 한 번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권정생 문학 그림책 8
권정생 지음, 김병하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병하, 권정생 - 소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로 나온 소는 그림책이 그림이 주인공이란 생각을 단숨에 깨부셔준 책이다. 그렇다고 그림이 덜 멋지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글에 더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농경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소란 집안의 재산이고 복덩이며 한 마리만 있어도 든든한 존재다. 그런데 이 복덩이들이 받는 대우를 생각하면 매일 말 그대로 소처럼 일하고, 아무거나 잘 받아 먹으며 때가 되면 자식을 낳아 재산을 증식 시켜주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 노쇠해졌을 땐 그 몸둥이마저 내놓아야 하는 위치다.

한마리 소의 일생을 조망하며 그 쓸쓸함과 먹먹함, 그리고 우리가 느끼지 못한 정과 넉넉한 마음을 보여주는 이 그림책은 지금은 농사도 모두 기계로 지어 소가 일하는 것을 볼 일이 거의 없는 어린이들에게도, 어린 시절 그저 소란 다 저렇게 사는 것임을 생각하며 별 생각없이 지나갔던 어른들에게도 모두 뜻깊게 읽힐 것이다.

🔖눈이 퐁퐁 쏟아지는 어느 날 소는 외양간에서 따뜻한 짚북데기에 주둥이를 박고 어린 날의 꿈을 꾸었다. 소한테도 엄마가 있었다.

🔖가끔 색시 소를 따라 나와 귀엽게 뛰어다니는 송아지를 보고 소는 그게 제 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소는 모른 척 살아야 했다.

묵묵히 일하던 소에게도 한 번씩 가슴이 쿵, 내려 앉을 때가 있었다. 꿈 속에서 어린 시절 엄마를 만났을 때나 자신이 낳은 송아지를 모른 척 하고 살아야할 때다. 이것이 인간의 인생이라면 이 인생은 대체 얼마나 기구한 인생일 것인가.

마지막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소는 주인이 자신을 팔러나갈 때, 저는 다리를 숨기고 똑바로 걸어본다. 그게 자신이 주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임을 알고 있기에.

선하고 아름다운 소는 그렇게 사랑만을 남기고 떠난다. 나는 소의 마지막 길에서 너무 슬펐고 소가 하늘에서만큼은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자신만을 위해 살아볼 수 있기를 바랐다. 어린시절부터 들어왔던 게으르면 소 된다는 그 말이, 듣는 것보다 훨씬 기구하고 가혹한 말임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권정색 문학 시리즈 <소> 다른 시리즈의 글들은 또 어떻게 내 마음을 두드릴 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악 수업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안온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스칼 키냐르 - 음악 수업

파스칼 키냐르만의 감성과 철학이 담긴 이야기 <음악 수업>은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에게 음악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전달한다.

🔖인간의 시간 안에서 음악은 시간의 유령이다.

사람은 죽어도 음악은 여전히 살아남아 숨 쉰다. 물론 그런 가벼운 이유만으로 음악이 시간의 유령이라고 말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에 흘러감에도 음악에는 결코 불변하는 법칙이 존재하는 듯 하다.

🔖최초의 허물 벗기는 출생이다. 남성의 목소리는 추락을 두 번 경험한다. 유년기에 발생하는 즉 빠진 뿔, 외피, 털, 허물, 수피의 상실이다.

세 번의 에피소드를 통해 키냐르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남성에게 변성기는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엄청난 손실이며 희생이고 고난이라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인만큼 많은 소년 합창단원들이 쫓겨나며 슬픔을 겪고,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음악을 하기 위해 악기 연주자나 작곡가가 된다고도 한다.

변성기로 인한 아름다운 미성의 상실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니만큼 좀 더 수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여겼지만, 키냐르는 이 부분을 엄청나게 크고 중요한 상실로 본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관점이다.

여성이 단지 변성기 때 남성만큼 목소리 변화가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음악에서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이야기는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기에.

마랭 마레는 스승의 악기 소리를 듣지 못해 일부러 숨어 몰래 그 스승의 악기를 배웠고, 백아는 제대로 연주를 해보지도 못한 채 자신의 감정과 대자연의 소리를 먼저 익혀야 했다. 살짝 다른 가르침이긴 하지만 스스로 깨달아야만 한다는 점에서는 동,서양이 모두 같은 가르침을 고수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 명의 비르투오소를 만들기 위한 그 고군분투, 그 어려운 길을 통해 키냐르만의 음악의 가치를 읽어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한눈에 펼쳐보는 24절기 그림책 + 한눈에 펼쳐보는 세시 풍속 그림책 - 전2권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지호진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 지호진, 그림 이혁 - 한 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시리즈 <24절기, 세시풍속>



한 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시리즈가 출간된다고 했을 때, 가장 눈독을 들였던 주제는 평소 관심 있던 한국사나 세계의 명화가 아니라 절기와 세시 풍속이었다. 내가 어렸던 시절에도 절기나 세시 풍속과 관련된 문화가 크게 남아있지는 않았다. 도심 속의 아파트 생활자들이라면 가끔 때 맞을 날에 음식만 챙겨도 되리란 생각으로 살았을 것이다.

그래도 드문드문 그런 것을 지키고자 하는 어른들 덕에 조금씩 놀이며 음식이며 가끔 맛보면서 살 때도 있었는데 어느덧 조카가 태어나고 국경일에 국기를 게양 하는 것조차 지켜지지 않는단 사실이 안타까웠다. 관련 서적을 읽어보려고 일부러 도서관에서 절기에 관한 책을 빌렸으나, 지루한 탓에 완독을 못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자세하고 재밌게 설명된 책이 나왔다니! 환호하며 읽어보았다.

24절기, 세시 풍속 그림책은 각 절기와 명절이 농촌 사회였던 그 시절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 때에 우리는 주로 어떤 걸 했는지 또 그 절기에 따른 속담까지 잘 나와 우리나라 옛 문화와 정서를 익히기에 아주 적합하다.

어른이 된 나도 그 절기를 다 아는 것도 아니고, 그 절기에 관한 풍습은 물론이고 이름마저도 생소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아주 재밌게 익히게 돼서 기분이 좋다. 3월에 읽은 만큼 앞으로는 남은 절기를 배운 대로 음식도 먹어보고, 놀이도 해보면서 보내보려고 한다.

물론 지금이야 재밌는 놀이며 즐길 거리가 오죽 많은가. 굳이 봄이 와서 꽃폈다고 꽃놀이 가지 않아도 되고, 먹을 것 많은 요즘 세상에 굳이 화전을 지져먹지 않아도 되겠지만 난 적어도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아직 어린 조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란다. 즐기지는 못할 지라도 절대 잊지는 말아야 한단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진선출판사의 한 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시리즈는 얼마나 중요한 책인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잊고 지내던 우리나라 풍습을 익히기에 딱 좋은 책. 우리도 어려운 책 읽지 말고 이런 그림책으로 재미나게 익혀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이노의 비가 을유세계문학전집 140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안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두이노의 비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을유문화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드디어 <두이노의 비가>를 출간했다.

릴케 시의 정수로 일컬어지며, 비교적 현대에 쓰여진 시집이 이토록 고전으로 열렬한 사랑을 받는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이 시집을 통해 알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

<두이노의 비가>는 그 명성만큼이나 어렵고 난해한 시로도 유명하다. 이 시집을 읽으며 어느 순간부터 죽어있던 나의 지력이 생생히 살아나고 있음을 느꼈고 무엇보다 문학, 철학, 과학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공부했던 릴케의 삶이 압축되어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각 시마다 친절한 주석은 물론이고 역자 안문영 교수님의 해설도 함께 한다. 또한, 릴케가 훌레비츠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작가 자신이 직접 <두이노의 비가>의 해설을 언급하는 부분도 읽어볼 수 있다. 그러나 릴케는 그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서

당신 스스로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내가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나 자신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라고 능청을 떨며, 시집의 해설은 온전히 독자에게 달려있음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결단코 완전히 공유할 수 없는 소재 속에서 릴케는 부단히 노력하여 모순을 깨닫고 그 모순 속에서 진리를 찾으려는 시도를 계속해낸다.

너는 풍요로움 속에서 마치 한 겹 한 겹 광채만으로 이루어진 몸에 두른 옷처럼 보인다. 그러나 너의 꽃잎 하나하나는 모든 의상의 회피요 또한 거부다.


장미의 아름다운 꽃잎을 두고, 그것은 몸에 두른 옷처럼 보이나 모든 희상의 회피이자 거부라는 말, 결단코 평상시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시상이다.

기계는 생명, - 자기가 가장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 기계는 똑같은 결단으로 정돈하고 만들어 내고 파괴한다.


릴케가 이 시집을 썼을 때의 기계 역시 인간의 삶(직업 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 중 하나였겠지만, AI 시대를 맞이하는 현대인에겐 이 시야말로 천리안을 바라보는 릴케의 능력이었음이 드러난다.

릴케의 지성, 문학과 과학과 철학 그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경이로운 모험을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시집 <두이노의 비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시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