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체 0 : 구상섬전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평점 :
류츠신 - 삼체 0 : 구상섬전
드디어 나도 삼체의 입문인 삼체 0을 읽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더욱 인기가 많아졌던 삼체, 그 엄청난 스케일과 긴 호흡에 지레 겁을 먹고 읽지 못했는데, 삼체를 읽기 전에 보면 더 좋다는 삼체0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며 삼체에 입문하게 됐다.류츠신의 삼체를 읽기 전 가장 두려웠던 부분은 과학에 대한 상식, 지식이 별로 없는 문과생이 과연 이 방대한 스케일의 SF 소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였다. 다행히도 이 소설을 읽는 데 과학적 지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워낙 어려운 과학에 접근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너무 재밌어서 물리의 법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 책장을 넘기는데 하등 장애가 되지 않았다.14살 생일 날, 부모님과 함께 촛불을 끄려던 주인공에게 갑작스럽게 구상섬전이 등장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야말로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고 사라지게 만든 그 구상섬전.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버지는 5분 뒤면 완전히 사라져버릴 자신의 운명을 전혀 모른 채, 아들에게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난제를 하나 선택한 뒤,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그 난제를 연구하는 것' 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모님을 앗아간 구상섬전을 연구하게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기도 하다.천 박사는 구상섬전을 연구하며 만나게 된 장빈 박사, 딩이 박사, 린윈과 함께 도무지 평범한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구상섬전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그 여정이 여기에 담겨 있다.🔖우리 모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처럼 깊고 넓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과학 연구란 바로 이런 것일 테지. 과거의 그 수많은 오류들이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모두 반드시 거쳐야 하느 과정이었어.연구하면 할면 할수록 놀라게 되는 구상섬전. 오로지 부모님의 죽음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하는 주인공 천 박사와 같은 일을 겪었지만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게 되는 린윈,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오로지 과학적 발견에 심취하여 자신만의 연구를 계속하는 딩이 박사까지.구상섬전이 양자역학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그 탄탄한 스토리와 흡인력까지 류츠신에게 완전히 매료된 작품이다.삼체를 읽은 사람이라면 아주 재밌게 읽을 것이고 아직 읽지 못한 사람이라면 더 없이 좋을 예방주사다. 물리를 잘 모르는 문과생이라도 용기를내서 꼭 읽어보시길! 새로운 과학 소설의 초입에 꼭 입장해 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