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 바통 7
이종산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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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산 외 6인 - 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


<빙의물> 테마소설집 '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 살짝 더워지는 이 시기에 공포스러워서 오싹하기도 하고 너무 현실적이라서 소름이 돋기도 하는 딱 좋은 이야기다!

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니었단 생각 모두가 한 번쯤 해본 적 있지 않을까? 어쩌면 거대한 흐름에 나는 등장인물 중 하나로 구성된 사람이지 않을까? 이 우주 바깥에선 우리의 꼭두각시 놀음에 즐거워하는 엄청난 힘을 가진 권력자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내 인생에선 여러번 존재했다.

다른 사람으로 빙의 된 모습의 이야기뿐 아니라 다운로드 영혼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인공 수트 적응기, 자신의 몸에 기생하는 새로운 몸의 이야기, 대의를 위해 어두운 곳 한복판에 들어가 함께 싸워나가는 이야기.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상해보는 '나는 과연 어떤 작품 속으로 들어갈까?'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추리 소설 속에 들어가다니! 아, 근데 나 이거 결말까진 못 읽었는데... (띠로리...)

같은 주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벌어진다는 점이 다양한 작가가 모인 테마소설집의 장점 중 하나다. 질리지 않는 변주는 독자들을 즐겁게 만든다.

정수읠 작가의 작품 <이 시점에 문필로 일억을 벌려면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다> 나는 늘 소설집의 마지막 작품을 주시하는데, 그건 대부분의 소설집에서 마지막에 넣는 작품이 겸양처럼 느껴져서다. 너무 빼어난 작품을 앞에 두기는 좀 민망하니깐 뒤로 미뤄두는 마음. 그래선지 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필로 일억을 벌기 위해 자꾸만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어 쓰는 사람. 창작자의 고통을 담은 이야기이니 작가의 심경도 필히 반영되었을 터.

순문학이든 장르문학이든 문필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다시 태어나야만 일억을 벌 수 있다니, 책을 더 많이 사야지. 더 많이 읽어야지! 다짐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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