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와 광기
야콥 하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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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 하인 - 소시지와 광기


소시지와 광기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궁금증으로 시작한 소설, 나 역시 채식주의자이기에 육식을 참지 못한 채식인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한편의 블랙코미디로 느껴지는 이 참극은 대부분은 선한 마음으로 시작했을 <채식>이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며,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압박으로 다가온다. 

🔖압박과 강제. 그렇게 저는 채식주의자가 되었습니다.

결국 유행에 동조하며 억지 채식인이 된 화자는 매일매일 육식을 향한 그리움과 채식에 대한 부작용으로 삶의 희망을 잃게 된다. 그는 자신의 피를 맛있어 하기도 하고, 땅에 떨어진 고기를 탐하기도 하는 등 점점 이성을 잃어간다.

소시지를 잃고 광기를 얻은 이 주인공의 이야기는 점점 과장으로 치닫게 되고 가끔은 읽기 불편한 장면이 나와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졌음을 알 수 있지만, 작가의 주장만큼은 확실하다. 채식은 모두에게나 옳은 것인가? 무엇보다 억지 채식을 강요한다면, 누구나 다 똑같이 살기만을 원한다면 그건 문제다.

독일은 채식주의자가 많기로 유명한 나라다. 어딜 가나 채식 옵션이 있을 정도로 채식주의자들의 식단이 보편화되어 있다. 작가이자 의사인 야콥 하인 역시 채식주의자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채식 유행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듯 하다. 무엇보다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을 단죄하고 채식인을 우월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음을 지적한다.

아직 한국은 채식인이 많지 않고, 채식인을 고백하는 것만으로도 불편한 시선을 감수해야 하기에 소설 속 세상이 살짝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채식은 개인의 선택일 뿐, 강제나 압박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현실의 문제점을 익살맞게 그려낸 <소시지와 광기>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며, 순식간에 완결로 내달리는 페이지터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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