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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아이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2월
평점 :
기욤 뮈소 - 미로 속 아이
기욤 뮈소의 20주년 기념작
기욤 뮈소만의 판타지 반 스푼 담긴 미스터리, 페이지터너 소설
기욤 뮈소의 20주년 기념작 <미로 속 아이>는 30억 유로 상속녀 오리아나가 갑자기 자신의 요트 위에서 습격을 받아 사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리아나를 죽인 범인을 찾고, 오리아나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해관계를 파헤치며 우리는 점점 오리아나의 삶으로 파고 들어간다.
오리아나는 이미 죽임을 당하기 몇 달전, 자신의 주치의에게 뇌종양으로 인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 그와 남편은 서로를 끔찍하게 애정하지도 그렇다고 반목하지도 않는 평범한 부부였다는 사실. 오리아나는 무엇보다 부유했고, 주체적인 인간이었으며 죽기 전 잠깐 의식을 회복했을 때 형사들 앞에서 증언을 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우리는 누가 그녀를 헤쳤는지 가늠해야 한다.
분명 다른 세상이 있는데, 그건 이 세상 안에 있다 - 폴 엘뤼아르 155p
항상 너의 마음을 따르되 네 머리도 언제나 같이 데리고 다녀야 한다. - 알프레드 아들러 230p
각 챕터가 시작할 때마다 나오는 격언들마저도 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데 큰 해답이 된다는 사실을 책을 반쯤 더 읽고 나서 깨달았다. 그때쯤에 나는 범인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그 뒤부터는 그 범인이 정말 맞는지 맞춰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더 재밌었다.
흔히 범인을 알아차리고 나면 시시해질 것 같은데 어떻게 이 범인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기욤 뮈소는 독자들에게 반전을 꺼내 놀래 키는 것보다 독자들이 직접 범인을 찾아내보길 권유하는 작가다. 그가 책 안에 힌트를 이렇게나 많이 뿌린 걸 보면 당연히 알 수 있다. 제목부터, 챕터마다 실린 격언들까지 하나하나 신경 쓴 작가의 꼼꼼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하지만 작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을 잡지 못한 독자라면? 마지막 반전에 깜짝 놀라 소름이 돋게 될 지도 모른다.
내가 학창 시절부터 읽어온 기욤 뮈소가 20주년 작품을 출간했다는 점은 독자로서도 작가로서도 행복한 일이다. 우리는 <미로 속 아이>를 읽으며 그 행복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