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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하다 ㅣ 래빗홀 YA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평점 :
김청귤 - 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작가의 장편소설이자 청소년 소설인 <달리는 강하다> 표지부터 강하다로 추정되는 소녀가 씩씩하게 달리고 있다. 미소를 머금은 채로.
이 소설의 특징은 <K-좀비소설>이기도 한데, 좀비라는 판타지 특성을 넣은 채로 늘 보았던 클리셰 하나 없이 이야기를 희망으로 이끌어낸다.
하다가 살고 있는 '태전'에선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폭력성을 가진 좀비로 변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공격한다. 태전만 아니라면 다른 지역의 65세 노인들은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급하게 태전만 봉쇄한 상황.
75세인 할머니가 혼자 남을 것을 걱정한 하다는 봉쇄된 동시에 함께 하기로 한다. 그리고 위층에 사는 은우, 10층에 사는 아기엄마, 할머니의 썸남(?) 현동 할아버지까지 점진적으로 협력하며 위기 상황을 헤쳐나간다.
식량을 구하러 나가는 사람은 오로지 하다 한명 뿐. 빠른 달리기 실력을 지닌 하다는 조용히 좀비들 사이를 지나 마트에 가서 필요 물품을 채우고 돌아오며 함께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
봉쇄가 언제 풀릴지도 모르고 정부의 식량공급은 없다. 그럼에도 자기 먹을 것을 아끼지 않고 나누며 함께 하는 것은 할머니인 끝심은 원래부터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다는 그런 끝심의 삶을 본받아가는 중이다.
좀비물이라고 하면 결말에 75세인 할머니가 끝내 좀비로 변하지 않을까, 마지막엔 정부가 지휘한 군인들이 태전시로 들어와 좀비를 소탕하는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나름대로 좀비물의 결말을 생각해 봤지만, 그 어느것 하나도 이 유쾌한 소설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남들과 나누며, 조금이라도 다정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 그 당연하지만 어려운 마음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