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우다 -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무무 지음, 양성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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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맹이를 던져본 일이 있을 것이다. 비록 작자만 잔잔했던 호수는 작지 않은 파문을 주어 물결을 만든다. 다소 낯설었던 중국 작가 무무의 <사랑을 배우다>는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조약돌 같은 책이었다. 처음 시작은 무심코 집어든 느낌 없는 작은 조약돌 처럼 그저 사랑에 관한 일화와 명언들로 채워진 책으로 여겨졌다. 읽다 보니 그 파문은 잔잔했던 호수의 가장자리까지 물결을 일으키는 심상치 않았던 글이었다. 어? 이작가 뭐있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쯤 소소하게 들려주는 사랑에 관한 일화는 멈출 수 없는 눈물로 이어졌다. 한번 터진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깊은 곳에서 시작된 가슴 뻐근해지는 사랑에 관한 여운은 책을 다 읽고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인성과 자기계발에 필요한 부분을 책으로 읽는 다는 건 다소 거부감이 있었다. 특히나 '사랑'이라는 건 글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마음의 작은 부분이나마 변화를 주는 건 확실하다. 갑작스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충만해지는 따위의 가식은 아니다. 과거 우리가 알만한 유명인들의 일화나 명언들, 그리고 알수 없는 누군가의 사랑의 일화는 그래도 이 세상이 아직은 사랑으로 채워진 부분이 많은 것을 느꼈다. 건조해진 마음이 조금은 촉촉해졌달까.

 

포근한 느낌의 일러스트도 글과 어우러져 더욱 따뜻한 느낌을 준다. 나의 사랑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 대한 사랑이 조금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사랑에 불신감이 있는 사람에게 권해보면 어떨까 하는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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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Magic - 28일간의 시크릿 연습
론다 번 지음, 하윤숙 옮김 / 살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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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개그콘서트에서 '감사합니다'라는 코너가 있었다. 그때는 그저 웃기는 개그 꽁트의 하나로 재미있는 상황 끝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것이 웃기기만 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감사합니다를 연호하는 걸 보면서도 별걸 다 감사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론다 번의 매직을 읽고 갑자기 그 개그코너가 생각이 났다. 큰 선물을 받거나 해야지 감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말에 인색했다. 나 뿐 아니라 요즘은 다 그렇지 않을까. 설사 이들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한 거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까지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그녀의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이미 <시크릿>으로 그녀가 강조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은 유명해져있다. 이 책은 시크릿에서 제시한 부와 성공의 비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지를 말한다. 그것도 단 28일동안에 말이다. 하루하루 어떻게 실천할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주면서 그 실천의 예와 하루를 마감하면서 해야할 실천 목록이 상세히 나와있다. 책을 조금만 읽어도 알 수 있는 작가가 말하는 단 하나의 메세지는 바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라는 것이다. 말 뿐아니라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못해?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다수가 생각하는 감사의 범위는 그 상상 이상의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우리들은 평소에 어떤 것에 감사하는가..? 이런 물음에 쉽게 답할 수 없다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말할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불만과 불신, 내 잘못을 타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경우가 일상에 더 많을 것을 장담할 수 있다. 나도 그러니까.

 

작가가 말하는 감사하는 마음에는 심지어 숨쉬는 공기마저 포함된다. 그러니까 모든 순간순간에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하고 심지어 않좋은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 정말 그게 말이 쉽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뜨자 마자 감사의 마음을 실천하라.. 하지만 의도적으로라도 작가가 말하는 28일 동안의 실천방법을 따라하다보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책을 읽는 중간에 나 자신도 바로 실천에 옮긴 일이 있었으니까! 친절하게 실천 방법을 제시해주는데도 하지 못한다면 그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말이 있다. 감기 환자에게 약이라고 속이고 밀가루를 주었지만 감기가 나았다는 것이다. 뜬금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끌어당김의 법칙을 적용했을때는 같은 효과를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가짜약으로 병이 나을거라는 생각이 정말로 병이 호전되는 효과를 끌어당긴 것! 감사의 마음은 감사할 일이 생기도록 끌어당기고 불만스러운 일은 불만스러운 일들만 끌어당김은 작가가 지난 일들을 떠올려 보라고 했을 때 실제로 나에게도 작게나마 있었던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미세하게나마 점점 감사할 일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이런 효과를 바랬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감사의 마음에 대한 효과를 장담했고 실제로 경험했다고 하지만 사실 얼마나 실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시크릿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궁금하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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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 여자의 등산은 정복이 아닌 행복이다
이송이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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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라고 하기에도 중년이라고 하기에도 어중간한 나이 30대, 30대가 되면 무엇이든 다 이루어져 있었을 것 같았지만 정작 30대가 되고도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이 더 많다. 20대 처럼 무엇이든 도전히기에도 망설여지고 모든게 다 이루어져 편안한 상태도 아닌 애매한 나이대가 30대인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경쟁 사회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게 30대라서 그런지 대한민국의 30대들은 더 지치고 힘겨워 보인다. 무엇인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조바심이 나고 결혼이라는 중압감마져 들 여자로서 30대란 그런것 같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쳐질 그런 치열함 때문에 정작 무엇을 위해 달리는지도 모를때가 많고 나 자신을 돌아보거나 나 자신을 이해 무엇을 하기에도 지치고 시간이 빠듯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30대의 여자에게 작가는 '산'이 필요하다고 이 책에서 말한다. 자연에서의 치유, 언듯 진부할지 모르나 요즘의 현대인들에게는 의식적으로라도 이러한 시간을 갖는게 중요한 것 같다.

 

30대의 여자에게 산이 주는 특별함이 무엇일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하다. 뭐 간단하게 등산을 하라는 이야기, 산에서 힐링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만 오로지 여자를 위한 조언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서두에서 서른의 여자에게 산이 필요함을 말하고 산행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이야기 한다. 두번째에서는 도시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서울의 산과 서울 근교의 가볼만한 산을 소개한다. 등산이란건 마음 먹고 가야 한다는 의식이 많아서 피곤한 현대인에게는 귀찮을 수 있지만 도시에서도 충분히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가지 팁을 제공한다.

 

책을 읽었다고 곧바로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산행이 여자에게 주는 특별함과 좋은 점을 좀 더 알게 되었고 부담으로만 느꼈던 등산이라는 분야를 조금 더 가볍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30대의 체력은 자신이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 저것 핑계로 마음만 등산을 하고 있는 30대의 여자라면 몸과 마음을 위한 유용한 산행 지침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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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가 잠긴 방
기시 유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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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집>, <악의 교전>으로 유명한 기시 유스케의 소설은 처음이었다. 일명 호러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기시 유스케의 본격 미스터리 소설. 사실 재미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면 마구잡이식으로 읽어왔다. 독서량이 늘고 보니 미스터리 소설에도 분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크게는 본격과 사회파 미스터리가 있고 미스터리의 공통점은 독자로 하여금 스토리의 수수께끼를 제시하여 읽는 동안 풀게 한다는 데 있다.

 

본격 미스터리에도 여러가지 소재가 있지만 과연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바로 밀실살인 미스터리이지 않을까. 작가가 던져주는 미스터리 수수께끼에도 어떤 문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범인을 철저히 숨겨 궁금증을 유발하는가 하면 밀실트릭에 대한 수수께끼를 제시하는 스토리도 있다. 이 소설은 바로 후자에 속한다. 첫 도입부터 범인은 누군지 알려주고 범인의 살인동기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동기에서도 특별함이 없다. 권력, 금전, 원한 등 흔히 살인 사건에서 볼 수 있는 동기들이다. 수수께끼의 포커스는 바로 어떻게 밀실트릭을 썼는가에 있다. 4가지 각기 다른 사건이 단편식으로 나오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인물은 정해져 있다. 어딘가 도둑같은 분위기의 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와 변호사 아오토 콤비이다. 이들은 사건을 의뢰받아 밀실트릭을 풀어가고 오롯히 밀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기발한 밀실트릭과 에노모토의 밀실 트릭의 풀이에 놀라움과 흥미로움을 준다.

 

사실 밀실살인이라면 거의 다 재미있지만 굳이 내 취향이랄까. 밀실 트릭을 푸는 것도 재미있지만 범인이 누군가를 추리하는데 더 흥미가 있다는걸 느꼈다. 혹은 범인의 심리를 묘사하여 어떤 심리상태로 밀실트릭을 설정하는 가에도 여기에 포함된다. 밀실트릭만을 푸는 기시 유스케의 자물쇠가 잠긴 방에서 4가지 밀실트릭은 마치 수학 문제의 해설집 같은 느낌이었다. 답을 재시하고도 그 풀이는 모르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해설집이 필요하듯이. 수학적 머리에는 그다지 비상함이 없는 나에게는 생각하며 밀실 풀이를 풀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오롯히 밀실 트릭을 어떻게 설정하고 푸는가에 대한 스토리 라인은 작가의 기발함이 돋보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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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가까이, 너에게 : 파스텔뮤직 에세이북
파스텔뮤직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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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초등학교 6학년 때 졸업 기념으로 만들었던 학급 문집 생각이 났던 책이었다. 반 아이들이 자유롭게 글을 써서 엮었고 그 때 보았던 문집에서는 같은 반이지만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의 글을 보면서 아 이아이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를 알았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레이블 파스텔뮤직의 이번 10주년 에세이을 읽으며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해진 시간이었다

 

파스텔뮤직에 소속된 인디밴드 중에는 알았던 밴드도 있고 이들이 파스텔뮤직 소속이라는 점도 처음 알게되었다. 지극히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주로 즐기는 나에게는 인디밴드에 대해, 그리고 그 인디밴드를 만드는 레이블에 대해서 많이 알게되었던 계기였다. 다소 어렵거나 입에 붙지 않는 유니크한 팀의 이름에 음악은 우연히 듣게 되어 그들의 이름을 알지도 못한채 듣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에서 광고에서 배경으로 듣거나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듣게 되거나. 그래서 알게된 에피톤 프로젝트나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음악이라던가 심지어는 닉네임 홍대여신으로 알게 된 요조나 타루 등 나는 다소 인디밴드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불량한 리스너였다. 다른 회사이지만 말하자면 이제는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장기하나 10cm의 음악을 듣는 정도. 그나마는 하루종일 부지런히 심야까지 듣는 라디오는 나에게 인디를 알게 해준 통로이기도 하다. 책에도 나왔지만 이런 밴드 음악은 주로 심야시간에 잘 나온다. 자정을 훌쩍 넘어도 쉽사리 잠들지 않던 나에게 라디오는 자장가이자 위안이었고 그 속에서 이들의 감성적인 음악을 듣기도 했다. 한때는 정말 좋아했던 이들의 음악을 하루종일 듣기도 했기에 그들이 만들어진, 그들의 사소한 이야기는 다시 한번 내가 어떤 음악 리스너였는지 일깨워주었다.

 

아이돌이 주류를 이루는 대형 레이블과는 다르게 파스텔뮤직의 가수들은 그들이 직접 음악을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남다르다. 소속된 인디들의 각자 이야기는 서로 다른 파스텔 컬러의 색감이 느껴진다. 간단하게 끄적인 메모나 나를 알게 해준 여행 감상기, 한편의 소설과 같은 자신의 이야기 등은 각자의 음악처럼 고유의 색깔이 있다. 그런 남다른 감성들이 그들의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은 때론 위로를 주기도 치유를 하기도 한다. 한사람이 만든 공장에서 찍어 낸 듯한 음악이 아니라 정성들여 손수 만든 수공예품 같은 그들의 음악과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이들의 음악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않은 나만의 힐링뮤직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어야 이들의 음악도 만들 수 있는 법. 한번쯤 이들의 음악을 듣고 좋다고 생각했다면 그들을 만드는 레이블과 인디밴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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