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가까이, 너에게 : 파스텔뮤직 에세이북
파스텔뮤직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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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초등학교 6학년 때 졸업 기념으로 만들었던 학급 문집 생각이 났던 책이었다. 반 아이들이 자유롭게 글을 써서 엮었고 그 때 보았던 문집에서는 같은 반이지만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의 글을 보면서 아 이아이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를 알았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레이블 파스텔뮤직의 이번 10주년 에세이을 읽으며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해진 시간이었다

 

파스텔뮤직에 소속된 인디밴드 중에는 알았던 밴드도 있고 이들이 파스텔뮤직 소속이라는 점도 처음 알게되었다. 지극히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주로 즐기는 나에게는 인디밴드에 대해, 그리고 그 인디밴드를 만드는 레이블에 대해서 많이 알게되었던 계기였다. 다소 어렵거나 입에 붙지 않는 유니크한 팀의 이름에 음악은 우연히 듣게 되어 그들의 이름을 알지도 못한채 듣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에서 광고에서 배경으로 듣거나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듣게 되거나. 그래서 알게된 에피톤 프로젝트나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음악이라던가 심지어는 닉네임 홍대여신으로 알게 된 요조나 타루 등 나는 다소 인디밴드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불량한 리스너였다. 다른 회사이지만 말하자면 이제는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장기하나 10cm의 음악을 듣는 정도. 그나마는 하루종일 부지런히 심야까지 듣는 라디오는 나에게 인디를 알게 해준 통로이기도 하다. 책에도 나왔지만 이런 밴드 음악은 주로 심야시간에 잘 나온다. 자정을 훌쩍 넘어도 쉽사리 잠들지 않던 나에게 라디오는 자장가이자 위안이었고 그 속에서 이들의 감성적인 음악을 듣기도 했다. 한때는 정말 좋아했던 이들의 음악을 하루종일 듣기도 했기에 그들이 만들어진, 그들의 사소한 이야기는 다시 한번 내가 어떤 음악 리스너였는지 일깨워주었다.

 

아이돌이 주류를 이루는 대형 레이블과는 다르게 파스텔뮤직의 가수들은 그들이 직접 음악을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남다르다. 소속된 인디들의 각자 이야기는 서로 다른 파스텔 컬러의 색감이 느껴진다. 간단하게 끄적인 메모나 나를 알게 해준 여행 감상기, 한편의 소설과 같은 자신의 이야기 등은 각자의 음악처럼 고유의 색깔이 있다. 그런 남다른 감성들이 그들의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은 때론 위로를 주기도 치유를 하기도 한다. 한사람이 만든 공장에서 찍어 낸 듯한 음악이 아니라 정성들여 손수 만든 수공예품 같은 그들의 음악과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이들의 음악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않은 나만의 힐링뮤직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어야 이들의 음악도 만들 수 있는 법. 한번쯤 이들의 음악을 듣고 좋다고 생각했다면 그들을 만드는 레이블과 인디밴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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