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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 드라마 에세이
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평점 :
착한척 하지마!
드라마건 현실이건 많은 사람들은 척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가식은 일종의 필수요소가 되어가고 그렇게 쓴 가면속의 모습은 타인이건 심지어 자기 자신도 진정햐 모습을 알수 없게 되곤 한다. 가식과 척의 전제가 깔린 관계 속에는 그러므로 진짜 관계란건 없게된다. 특히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의 캐릭터는 더욱 그런 것 같다. 착하지 않지만 착한 척하는 주인공들은 온갖 시련에도 힘들지만 또 한번 괜찮은 척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이런 착한 척 괜찮은 척 하지 않는 캐릭터가 사랑받기도 하는데 이런 심리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다. 실은 착하지 않지만 착한 척 해야하고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척 해야할때 드라마속 주인공들이 대리만족을 시켜주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 그런 척없는, 솔직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이다.
간직하고 싶은 드라마의 여운, 드라마 에세이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던 드라마는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좋아하는 배우와 작가 그리고 로맨스라는 장르까지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드라마. 보지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런 드라마의 감동을 이어줄 드라마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여기에는 등장인물의 소개와 드라마를 보면서 기억하고 싶었던 인물별 명장면과 명대사, 드라마에 나왔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 이야기, 드라마 주인공들과 연출자, 작가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인물소개에서는 드라마를 보면서는 알 수 없었던 인물들의 캐릭터를 알 수 있었고 드라마의 좋았던 장면들이 떠올라 다시 한번 드라마의 여운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알 수 없었더 배우들과 작가, 연출자의 드라마에 대한 뒷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의 감옥이 드라마에도 물론 척하는 인물들은 나온다. 정신과 의사인 해수의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음의 병을 부정하려 하고 괜찮은척 하고, 어린시절 큰 상처를 안고 자라온 재열은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때문에 환시인 강우를 만들어내고 힘들지만 괜찮은척 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마음이 병들어 있는지도 모른채. 재열의 형 재범은 엄마와 동생 대신 감옥에 가고 그 두 사람을 증오하지만 그 누구보다 엄마와 형을 위하는 마음을 숨긴채 그렇지 않은척 한다. 해수와 재열, 동민의 홈메이트 수광은 품행장애 여고생 소녀를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척 한다.
괜찮아 사랑이야
이렇게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척하는 인물들은 나중에 타인에게는 보여주기 힘든 자신들의 괜찮지 않은 모습들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상처가 드러나야 약을 바르고 치유할 수 있으니까. 신체적 상처와 다르게 마음의 병은 친구나 가족, 의사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보여주고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런 상처와 병은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인것 같다. 그런 모습들을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마음의 병들을 치유해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시키고 인물들과 함께 조금이나마 치유와 위로를 주는 듯했다. 나 조차도 그동안 괜찮은척 했던 마음의 일부는 나 자신이 괜찮지 않음을 인정하고 돌아보았던 시간들이었다.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열과 해수의 로맨스는 해수가 재열에게 "자유로운 니가 좋아"라고 했던 것처럼 자유롭고 솔직한 사랑을 노희경 작가만의 화법으로 녹여내 더없이 재미있었던것 같다.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끝나면 무었이든 드라마의 긴 여운을 붙잡고 좋았던 기억들을 간직하고 싶어진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보고 그런 아쉬움을 느꼈다면 드라마 에세이를 보며 드라마의 좋았던 기억과 여운들을 간직하기에 더없이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