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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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만약 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란에게 손자가 있었다면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할아버지가 될 것 같다. 알란에게 일어난 100년 동안의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인 일들을 손자가 커서 그 일들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까지 아주 실감나고 재미있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할아버지가 될테니까 말이다. 그런 것처럼 나에게도 이 알란 할배는 내가 현실이나 비현실(소설, 영화, 드라마 등등)에서 만난 그 어떤 캐릭터 중 가장 멋진 캐릭터가 되었다. 정말로 알란을 만나게 된다면 "할배 짱이에요!"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두번째,
내가 전체적으로 좋아하는 과목이 없기는 했지만 그 중 가장 지루했던 과목이 국사였다. 소설에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과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 가상의 인물 알란이 뛰어들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냥 국사책으로 배웠다면 벌써 덮었을 역사적인 일들이 알란이라는 32차원(알란의 멘탈상태) 할배가 뛰어들면서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읽을 수 있다는 거였다. 알란이 한국전쟁이 있던 무렵 남한으로 가기위해 평양에 입성했을 때는 조금은 반갑고 남한까지 오지 않있던 거 섭섭하기까지 했다. 그냥 든 생각이지만 일본의 억압을 받던 시대에 관해 왜곡되지 않은 역사로 묘사해 조금 고마운 마음도 들었음.





세번째,
방대한 양의 소설임에도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우리의 주인공 알란은 그 어떤 저명 인사를 만나도 정치 얘기를 아주 싫어하고 지루해 했는데 이상하게 알란에게 깊이 이입된 것일까. 나 또한 읽으면서 정치적인 얘기가 지루했다는 거다. 이 소설은 알란이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치면서 일어난 일들과 알란이 어릴때 부터 일어난 일들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알란의 과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이게 알란이 지루해한 것처럼 읽는 나까지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것만 빼면 재미있기 때문에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네번째,
책을 읽고 그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느끼지 못했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정말 희안하게도 나는 소설을 읽었고 내 친구는 영화를 봤는데 느낀건 비슷했다. 그건 알란처럼 살고 싶다는 것. 물론 아무나 따라가서 예상치 못한 고생을 사서할 필요는 없겠지만 알란이 생각하는 인생에 대해서 만큼은 새겨두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일이든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지나간 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어날 일은 아무리 막으려 해도 일어난다는 것. 단순하게 산다는 게 요즘은 힘들 수도 있지만 알 란의 유쾌한 모험과 함께 단순한 인생의 진리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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