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1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누구나 무엇을 할 권리가 있다면 반대로 무엇을 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 좋은 곳에 살아야 된다는 것, 매일 참고 일해야 한다는 것, 나이가 많아지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것 등 우리는 수많은 해야 할 것들의 삶속에 놓여 있다. 자신이 원해서 하는 거라면 상관없지만 단지 시기가 와서, 남의 시선이 신경쓰여서 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삶에서 그 일은 의미가 없어지는게 아닐까. 살면서 원하지 않아도 해야할 일이 분명 있겠지만 하지않아도 될일을 단지 남의 시선 때문에 하는 것이라면 그런 강박에서 벗어나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여기 그런 삶을 벗어나 살아보고자 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있다.

45세의 독신 여성 사사가와 교코, 잘나가는 대형 광고회사에서 근무한다. 누가 봐도 잘나가는 독신 여성 교코는 그러나 그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집에서는 엄마의 지독한 잔소리와 회사에서는 하고싶지 않은 억지 접대와 가식적인 인간관계가 싫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벗어나고 싶어 그동안 모아온 돈으로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연꽃빌라로 독립한다. 그곳에는 30년동안 연꽃빌라에 살아온 멋쟁이 할머니 구마가이씨, 독특한 스타일의 자칭 여행가라는 젊은 여성 고나쓰씨, 구박받으면서도 꿋꿋이 음식점에서 일하는 청년 사이토군 등이 살고있다. 나름대로 괜찮은(?) 이웃들과의 연꽃빌라 생활을 시작한 교코는 엄마의 잔소리도 아침 일찍 출근도 없는 생활이 좋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연꽃빌라의 불편함이 드러나면서 이 생활을 계속해도 될지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소설은 큰 굴곡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우리들 생활처럼. 그래서인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누구나 한번쯤 독립을 꿈꾸고, 한번쯤 회사도 그만두고 일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걸 꿈꿔보기도 한다. 하지만 실천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어쩐지 그런 일들을 실행에 옮긴 교코에게 대리만족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생활이 불편한 연꽃빌라 같은 곳이라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이나 깨끗한 집을 뒤로하고 오롯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하는 생활. 막상 닥치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계절감을 피부 깊이 느껴야 하는 연꽃빌라 같은 곳이라면 더더욱 그럴것 같다. 소설에서 교코가 그 생활을 좋다고만 했다면 공감가지 않았겠지만 교코도 불편한 연꽃빌라의 생활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연꽃빌라에서의 독립생활에 회의를 느끼기도 해서 현실적인 느낌을 주어 더 공감가는 느낌이었다. 잔잔한 스토리 플로우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작가 무레 요코의 전작인 <카모메 식당>이나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에 이어 편안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레드박스에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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