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눈을 찾아라 - 서울과학고,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출신 수학고수들이 소설로 풀어낸 핵심 수학 공부법 수학의 눈을 찾아라
김서준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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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눈을 찾아라

 

 

 

지난 겨울 방학때 결혼 2개월차의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초등 5학년 올라가는 조카녀석과 한달을 동고동락했다. 수학도 동고동락했다. 수학만큼은 잘 했다던 동서가 딸의 수학성적에 아연실색. 초등학교 4학년 수학이  60점이 나왔다. 물론 학원도 안 가고 학습지도 안 하고, 그렇다고 부모가 공부를 봐 주거나 꾸준하게 시키지도 않았으니 그 점수가 그리 이상한 점수는 아니다. 처제는 과외선생을 하는 나에게 쌀 한가마니와 겨울김장김치와 봄에 나올 딸기 무한리필을 미끼로 딸을 맡겼다. 우리 집에 와서 매일 매일 꾸준하게 공부를 했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회복했다. 매일 매일 점검을 하니 공부하는 습관도 제법 들였다. 개학을 하고 다시 학습의 연속성을 위해서 학원을 다녔고, 중간고사 때 96점을 받았다.

 

 

'수학의 눈을 찾아라'는 서울과학고,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출신 수학고수들이 소설로 풀어낸 수학 방법론이다. 소설로 풀었다는게 여타 다른 수학관련도서와의 차이점이다. 주인공 희철이는 중학교 때 공부를 아주 잘하진 않지만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나 고등학교 첫 시험 수학에서 쓴 맛을 본다. 한 번의 작은 실패로 긴장하고 소심해지고, 자신감 잃어버리고. 다수의 학생들이 한 번의 작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영원한 패배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급 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이전 학교와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희철이는 주위의 도움으로 수학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다.

 


수학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이 [수학의 눈 비법2 - 악순환 구조에서 벗어나 선순환 구조로 들어가라]이다. 수학 공부의 악순환 구조라는게 수학을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다보니 적극적으로 공부하지 못하고 그 결과 나쁜 성적을 받아서 더 수학을 싫어하게 된다. 이러한 싸이클이 반복되는게 악순환 구조다. 수학의 선순환 구조는 수학을 좋아하고 능동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수학 성적을 받아 더 큰 자신감으로 수학을 좋아하게 되는 구조다. 어떻게든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이의 수준을 파악해서 수준에 맞는 기본 개념정리와 문제를 풀어 정답률을 높이다보면 아이는 자신감이 생기고 전에 없던 수학에 흥미를 보인다.

 

 

나는 아이들에게 수학은 암기 과목이라고 가르친다. 수학을 전공해서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할 것이 아니라면 수학은 암기 과목이라고. 수학이나 사회나 암기과목이라고. 그리고 새로운 규칙들을 얼마나 잘 적용하고 이해하는가 하는 문제는 사회과목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고. 단, 이해하지 않고 암기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주의를 준다. 사회도 이해하고 암기해야 한다. 기본 개념을 충실하게 이해시키고 나서는 '문제 졸라 풀어'다. [수학의 눈 힌트 4 -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익숙해지는 것일 뿐이다 -폰 노이만]

 

 

고등학생이 되면 너무 당연하게 되는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정말 힘들어하는게 문제를 노트에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푸는거다. 문제의 난이도가 낮아서 암산으로 풀리는 부분들이 많아서 중간 중간에 암산을 하다보면 차근차근 정리가 필요없는 경우가 생긴다. 고등학교 문제는 그게 절대 불가능하다. 쉬운 문제라도 차근차근 정리해서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 풀이 과정을 다시 이해할 수 있고, 혹 틀렸을 경우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이 쉽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오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다. 4장에서 수학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우리야 천날만날 가르치다 보니 한 파트를 진행하면 이 단원이 어느 단원과 관계가 있고, 어디에 활용이 되는지 파악이 된다. 그러나 학생들은 당장 닥쳐온 버거운 현실을 헤쳐 나가기 바쁘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부록으로 들어있는 [수학의 초,중,고등과정 연관 단원 맵]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근데 숲이라는게 그 숲을 통과한 사람은 볼 수 있어도 숲 가운데 있는 사람은 절대 숲을 보기 힘들다. 수학도 매한가지가 아닐까. 누군가가 맵을 펼쳐놓고 각 단원들의 해당 공식을 적어서 설명하면 모를까? 코치가 없다면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어떻게든 수학에 대한 관심을 살리는 거다. 그 관심으로 수학의 선순환 구조에 들어서는 거다. 문제풀이 죽어라 하는 딱딱한 답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곳에서 수학이 활용되고 수학과 관계 없는 부분에서 수학을 적용시키면서 독자(=희철이)로 하여금 관심을 두게끔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서 수학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살아난다면 책 값 본전 뽑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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