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버섯 - 제3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정지연 지음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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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버섯>은 작은 존재들이 만들어 낸 에너지의 파동이 퍼져나가며 하나의 아름다운 숲, 완결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그린 그림책이다. <작은 버섯>을 읽고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주제가 생긴 것이었다. <작은 버섯>은 아이와 함께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또 다른 대화주제를 매번 발견할 정도로 곱씹어 읽을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는 책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과 동화를 읽으며 느낀 건 그림책과 동화는 반복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찾을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작은 버섯>을 처음 읽을 때는 한창 미술과 그림 그리기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아이와 그림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두번째 읽을 때는 이야기의 흐름과 메시지에 대해 얘기를 했다. 세번째 읽을 때는 곳곳에 등장하는 의성어와 의태어에 대해 얘기를 했다. 네번째, 다섯번째 계속 반복하면서 읽을 때도 곳곳에 숨어 있는 숨겨진 포인트들이 새롭게 다가와 이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면서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 중에 하나는 이야기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곳곳에 등장하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면서 전개과정에서 생략해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의성어와 의태어들을 읽지 않고 건너뛰면 아이는 꼭 이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하곤 했다. 언어능력뿐만 아니라 인지능력이 발달하면서 주위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해지는 시기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넘어서 오감을 자극하는 표현들에 주목하는 것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작은 버섯>은 특히 '쿵', '쏙', '폴폴', '톡' 등 의성어와 의태어가 강조되고 있어서 아이의 호기심을 더 자극한 것 같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 기사단장 죽이기 』에는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는 문장이 등장한다.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 깊숙이 들여다보는 사람이 부모라면 아이들에게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도 부모가 아닐까? <작은 버섯>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아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중에 아이가 깊숙한 안쪽 어딘가에 간직하고 있는 반짝이는 무언가를 얼핏 마주한 것 같기도 하다.


우연히 발생한 작은 두드림이 새로운 생명을 깨우는 에너지가 되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동력이 된다는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묵직한 메시지다. 아이들에게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불어넣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다. 또한, 그림책과 동화의 한계를 넘어 성인에게도 삶의 아포리즘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큰 울림을 준다.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면서 시간과 세월에 밀려나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존재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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