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스님 나의 음식
정관 지음, 후남 셀만 글, 양혜영 옮김, 베로니크 회거 사진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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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에너지가 스며들어 완성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하면 음식에도 그 에너지가 반영되지요.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이 생명의 가치를 헤아리며,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보길 바랍니다. 그렇게 밥을 짓고 그것에서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면, 생에 큰 힘이 되니까요.” (정관스님 지은이의 말 中)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사찰음식’ 하면 정관스님을 떠올린다. 플랫폼의 힘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출가 후 50여년 동안 수행자의 삶을 살아오시며 쌓아오신 정관스님이 가진 컨텐츠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정관스님은 2017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소개된 후부터 각국에서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계속 거절해오시다가 본 도서 <정관스님 나의 음식>을 써 낸 이유가 있다. 스님의 이야기와 사찰음식에 깃든 지혜를 널리 알려달라는 수많은 요청에 고심 끝에 펜을 들게 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건강한 음식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기를, 그리고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정관스님은 스위스에서 한국 문화에 관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 후남 셀만과 함께 3년에 걸쳐 이 책을 쓰고 정리했다. 이 책은 스위스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한국에 이어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저는 셰프가 아니라 수행자입니다.” 정관스님은 자주 강조한다. 수행자란 ‘행동과 습관을 바꾸려고 힘쓰는 사람’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언제나 좋은 습관과 긍정적인 마음, 타인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갖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수행은 한순간 이루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수행자다. ‘수행자를 위한 음식’이란, 어쩌면 삶에서 스스로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모든 이를 위한 음식일 것이다. (p. 64)


사찰음식은 수행자를 위한 음식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인생이라는 수행길을 걸어가는 나그네라는 점을 생각해 볼때 사찰음식은 넓은 의미에서 인생이라는 수행길을 가는 누구에게나 더 좋은 삶을 살도록 돕는 지혜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정관스님께서 말씀하신 '요리도 수행'이라는 말씀은 이런 의미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요리를 준비하며 순간, 순간에 집중하며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고, 자꾸 더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때론 덜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요리 그 자체도 일종의 수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만든 요리는 생에 큰 힘이 된다.”는 정관 스님의 말씀도 같은 의미일 것이고, 어쩌면 이렇게 정관스님이 직접 에세이와 레시피를 공개하신 취지도 단순히 사찰음식에 대한 레시피가 아니라 이를 계기로 우리의 삶을 정갈하게 되돌아보라는 취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가 출가한 지 7년째 되는 해에 아버지가 처음으로 저를 보러 절에 오셨어요. 그때 저는 잠시 동화사가 아닌 수원에 있는 불교학교인 강원(중앙승가대학교)에 가 있을 때였는데, 편지가 오길 아버지가 저를 찾아오셨다고 했지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와 함께 솥 하나와 표고버섯, 들기름, 간장, 조청을 들고 산에 올라갔습니다. 아버지에게 불을 지펴달라고 하고, 저는 표고버섯 조청 조림을 준비했지요. 조림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음식이에요. 아버지는 표고버섯 조청 조림을 한 그릇 다 드시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는 줄 몰랐다고, 고기보다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혼자 어떤 생각을 하시는 듯했어요." (p. 73)


이 책의 백미는 넷플릭스와 유퀴즈를 통해 알려진 스님의 일화와 스님의 시그니처 메뉴인 표고버섯 조청조림을 포함한 58개의 사계절 레시피이다. 정관스님의 음식은 ‘사찰음식은 몸에 좋지만 맛은 심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사찰음식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식재료를 탐구하며 음식을 만드는 정관스님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리는 것이라 강조한다. 각 채소가 어떤 계절에 어떤 맛이 나는지, 어떻게 뜯고 씻고 조리하며, 어떤 양념과 가장 잘 어울리는지 등 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스님만의 레시피를 오롯이 담아냈다. 이를 기반으로 저 유명한 애호박 칼국수, 밥도둑 장아찌, 고소하고 영양이 풍부한 수제 두부, 음식 맛의 비결인 메주와 간장, 오미자청, 매실청, 탱자청, 복분자청 담그는 법까지 알차게 담겨있다. 또한, 책에는 스위스 사진작가 베로니카 회거가 1년간 스님과 함께 생활하며 섬세히 담아낸 수백여 장의 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책을 펼치면 전남 내장산 안자락에 있는 백양사 천진암의 아름다운 풍경과 스님이 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사람들과 함께 장과 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구하기 쉬운 재료로 누구나 따라할 수 있어, 레시피의 품격이 느껴지고, 일상생활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또한, 정관스님이 들려주는 자연과 사람, 수행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나와 자연을 위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알게 되는 듯하다. 이것이 각국의 미쉐린 스타 셰프들과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학과장, 한국의 오뚜기와 풀무원 대표 등 국내외 유수의 전문가들이 스님이 계신 백양사 천진암을 찾는 이유구나 싶다. 정관스님의 책을 보며 단순히 입에 맞는 것, 편하고 쉬운 것만 찾는 게 아니라, 더 충실하게 삶을 채워 나가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생각해보면 좋은 음식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없다.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하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고요와 평정을 찾도록 돕는 지혜의 음식, 치유의 음식을 만나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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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 - 크래프톤웨이 두 번째 이야기
이기문 지음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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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성공 그 이후에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써내려간 그들만의 성공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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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 - 크래프톤웨이 두 번째 이야기
이기문 지음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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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것도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전 세계 PC용 타이틀 7천만 장 이상 판매, 전 세계 모바일 누적 가입자 수 10억 명을 돌파들의 정량적 성과가 말해주듯 '배틀그라운드'는 한국게임산업의 역사를 다시 쓴 전설적인 게임이다.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크래프톤은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크래프톤의 성공 스토리에 대해서는 지난 2021년 출간된 '크래프톤 웨이'에 잘 소개되어 있다. 크래프톤의 성공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수많은 도전과 실패의 스토리, 또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쌓아온 그들만의 원칙과 경영철학들은 책의 출간된 후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크래프톤은 2024년 영업이익 1조 1,825억 원을 달성했다. 2007년 창업 이후 최대 성과다. 2007년 ‘블루홀스튜디오’로 출발해 2018년 변경된 사명 ‘크래프톤’은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을 가리키는 ‘크래프트 길드’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장인 정신과 도전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품었던 꿈은 실현될 것인가. ‘크래프톤 웨이’ 두 번째 이야기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게임의 성공과 팬들의 사랑을 이어나가려는 이들이 큰 실패와 작은 성공을 오가며 게임 바깥에서 한 걸음씩 나아간 기록이다. 금번 출간된 크래프톤의 두번째 이야기에는 극적인 성공과 급격한 팽창 이면의 문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들이 담겨져 있다.



수많은 게임들이 뜨고 지는 이른바 전쟁터와 같은 게임업계에서 크래프톤은 성공 스토리를 쏘아 올렸고, 그 왕좌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그 자리를 유지하고 발전하려고 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크래프톤'의 팬으로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그들만의 길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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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건 팬트리 - 일상 속 식물성 요리를 위한 첫걸음
성시우 지음 / 더테이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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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우 셰프의 첫번째 리시피 북인 본서 『더 비건 팬트리 (The Vegan Pantry)』는 이러한 성시우 셰프의 경험과 철학, 노하우들이 잘 녹아 있는 책이다. 채소 요리의 기본이 되는 베이직 레시피부터 이를 응용해서 만든 샐러드, 수프, 파스타, 메인, 디저트 등 창의적인 요리까지 다채롭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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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건 팬트리 - 일상 속 식물성 요리를 위한 첫걸음
성시우 지음 / 더테이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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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건 팬트리 (The Vegan Pantry)』의 저자 성시우 셰프는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 '레귬(LEGUME)'을 통해 지역 농가에 방문해 직접 수확한 허브와 식용꽃 등 100%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요리로 단순한 식사 이상의 경험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자가 정성으로 키워낸 식물들을 가치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건강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성시우 셰프의 첫번째 리시피 북인 본서 『더 비건 팬트리 (The Vegan Pantry)』는 이러한 성시우 셰프의 경험과 철학, 노하우들이 잘 녹아 있는 책이다. 채소 요리의 기본이 되는 베이직 레시피부터 이를 응용해서 만든 샐러드, 수프, 파스타, 메인, 디저트 등 창의적인 요리까지 다채롭게 담겨있다. 독자들은 성시우 셰프만의 레시피를 통해 일반인의 입장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자칫 버려질 뻔했던 채소가 어엿한 요리로 재탄생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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