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15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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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메메드 - 상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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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포악한 지주에 저항하는 민초들을 대신해 싸워주는 의적들을 그린 이야기들은 많이 있습니다. 우리 문학에도 <홍길동전>, <전우치전>, <임꺽정> 그리고 <장길산> 같은 작품들이 남아있죠. 이런 문학들은 억압받는 민중들이 자신들의 고된 삶을 버텨나갈 수 있는 '희망'으로 작용하곤 했습니다. 현실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영웅에 의해서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사회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고 자본주의가 정착화 된 대다수의 현대국가에서도 거대 권력에 저항하는 인물들을 다룬 영화나, 악에 맞서 싸우는 <배트맨>, <아이언맨> 같은 만화에서 기반한 히어로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영웅 이야기는 시대와 사회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계속 읽히는 듯 합니다.


우리에겐 형제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터키에서도 이런 영웅을 다른 이야기가 국민 애독서로, 40여개 국에서 번역도 되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터키의 영웅 이야기 <의적 메메드>가 열린책들에서 새롭게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작가 아샤르 케말은 터키에 사는 쿠르드족 가정에서 태어나 5살 때 아버지가 원수 집안에 의해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 현장에서 오른쪽 눈도 잃었다고 합니다. 그 충격에 12살 까지 말을 더듬기까지 했지만 이후 생업을 위해 여러 일에 종사하면서도 정치적인 표현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합니다.


현재는 터키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작가의 대표작인 <의적 메메드>는 20세기 초반 터키 남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가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이 작품은 고통받는 민중들에게 '은신처' 삼아 버틸 수 있는 영웅 서사시를 지향합니다.


사람들은 왜 신화와 꿈을 창조하여 그곳에서 은신하고 싶어 할까? 사람들은 환희를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서 오는 모든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신화와 꿈의 세계를 창조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해줄 수가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통과 질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파괴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임이지만, 그것에도 역시 나름대로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말, 576p)


작품은 모든 땅이 지주 압디의 소유인 한 마을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지주의 폭압에 시달리던 어린 소년 메메드는 고통을 피해 도망치기도 하지만 이내 잡혀오고 그의 가족은 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런 메메드가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몰래 도시 구경을 갔다가 지주가 없는 자유로운 세상을 목격하고 희망을 얻습니다. 메메드는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힌 연인 핫체도 구하고 탄압받는 민중을 구하기 위해 산적이 됩니다.


작품은 이후 메메드를 중심으로 민중들을 대신해 불의에 맞서 싸우는 영웅의 서사시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메메드와 핫체의 러브스토리가 긴장감있게, 균형있게 섞여 전개됩니다.




아샤르 케말은 터키 내에서도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가 정치적인 표현을 하는 것을 멈추지 않아왔고 그의 작품들이 터키 정부의 아픈 구석을 깊게 건드려왔기 때문이겠죠.


제1차세계대전 이후 세계 열강의 이해관계 때문에 터키, 이란, 이라크, 그리고 시리아 등으로 쪼개져 독립국가를 형성하지 못했던 쿠르드족은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서는 제한된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의 간섭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이라크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내분이 벌어지는 혼란한 시점에 자치 정부를 형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고 이는 여러 나라에 흩어져있는 쿠르드족들을 아우르는 독립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발전할 수 있어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터키를 비롯한 주변 국가에서는 매우 긴장하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의 독립에 반대하는 이런 모습은 지주 압디가 민중들을 억압하는 모습은 1955년에 출간 된 이 오래된 소설이 현재 진행중인 역사적 사건과 묘하게 겹치며 이 책을 단순한 소설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아샤르 케말은 이후 <메메드 시리즈>에 해당하는 세 편의 후속작을 1969년, 1984년, 1987년에 발표했으며 아흔줄에 접어든 지금에도 다섯 번째 후속작의 출간을 향한 문학적 열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합니다. 부디 국내에도 온전한 메메드 시리즈가 번역 출간되는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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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
에두아르도 라고 외 지음, 신미경 외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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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는 언제나 독특한 기획으로 독자들의 지갑 속 돈을 노리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깜짝 놀랄 선물을 안겨주기도 하죠.  열린책들이 이번에는 <볼라뇨 :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이라는 책을 독자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로베르토 볼라뇨라는 작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각종 평론들과 에세이, 그리고 작가의 작품을 오마쥬한 작품들이 담긴 30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가격이 2,666원!!!

그의 대표작인 <2666> 덕분인 듯한 이 가격은 이전에 열린책들에서 볼라뇨를 소개하기 위해 출간된 적 있던 Buzz Book에서도 666원으로 적용된 바 있습니다. 서점의 재고관리가 어렵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독자들에겐 정말 선물같은 가격이지요.

열린책들에서는 최근 12개의 시리즈를 엮어서 구성한 볼라뇨 컬렉션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볼라뇨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여기에 감염된 숙주들이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가기 시작해 언젠가는 모두들 그의 대작 <2666>을 완독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겠죠. 

저는 아직까지 그의 작품중에서 접해본 작품은 <팽선생> 밖에 없고, 그나마도 작품 특유의 모호함 덕분에 볼라뇨라는 작가를 가까이 하지 못했었지만 앞으로 볼라뇨의 작품들을 함께 읽는데 동반자가 될 수 있을 좋은 책을 맞이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 책이 다른 분들에게도 볼라뇨를 읽어가는데 훌륭한 동반자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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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애쓰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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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한 치과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이노우에 히로유키가 쓴 <너무 애쓰지 말아요>는 최근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 시점에 적당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은 프롤로그에 실린 저자의 짧은 말로도 책 전체가 요약됩니다.

"아루리 괴롭고 슬픈 일이라 해도 부끄러운 실패와 후회라 해도 그릇된 건 전혀 없어요. 그대의 영혼이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일들, 모두 반드시 지나야만 했던 일이랍니다.
당신은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적입니다."

책임감이 강할수록,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는 사람일수록 더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지쳐버리는 것에 저자가 건내는 30개의 마음 처방전은 '너무 애쓰지 말라'고 처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펙 위주의 경쟁 사회에 너무나 자기 자신을 비하하면서 살아오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노력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힘을 빼고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될 일을 자책만 하고 상처만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너무나 쉽게 우리 스스로를 힐링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이들 사이의 관계가 힘들때는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진정한 균형을 이룰 수 있음을... 그동안 우리가 겪은 상처는 모두 우리의 영혼이 성숙하기 위해 필요했던 과정이라 생각하고 다시 일어서서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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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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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 축령산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의 설립자 한상경 교수의 <아침고요 산책길>의 개정판이 10여년 만에 샘터사에서 다시 나왔습니다. 1996년에 처음 조성되었으며, 그 이후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거의 천 만명의 방문객을 맞았던 아침고요수목원을 다룬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수목원을 일구는 과정에서 경험한 여러가지 삶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아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꽃과 나무를 수집한 수목원이 아니라 22개의 테마에 맞추어 정원을 꾸며서 원예 미학으로 한국의 미를 알리고 있다고 평가 받는 아침고요수목원의 사계를 아름다운 사진들과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인 에세이입니다. 이번 개정판에는 농촌으로 돌아가 농부로 살아가고 싶었떤 저자의 마음이 담긴 십여편의 글들과 네 편의 자작시가 추가로 실렸습니다.

TV와 다른 이들의 입소문으로 이름은 많이 들어본 아침고요수목원, 지방에 살아서 아직 아침고요수목원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가면 저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수목원의 참맛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꼭 가보고 싶어지는 생각이 드는 에세이였습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자라고 살아가는 꽃과 나무들을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꾸는 저자가 직접 사유해서 얻은 인생의 지혜도 엿볼 수 있어서 교훈도 많이 남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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