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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포식자들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금융시장의 포식자들 : 세상을 지배하는 눈으로 투자를 시작하라.
투자자가 기업의 도덕성에 비난을 하는 일은 적절한가?
예전이라면 뭐 이런 시답잖은 질문이 있어? 넘어갔을 텐데.
포식자들의 관점과 이에 대응하는 투자자의 태도에 새로운 시각이 장착되니, 선뜻 답을 못한다.
아니, "적절하지 않다". - 과거와는 정반대의 진술을 한다.
당신이 투자자라면 기업의 도덕성이나 구성원의 일탈이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통제된 범위 내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비난하거나 흥분할 필요 없다.
당신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지 않는 이슈는 그 회사 내부의 사정일 뿐이다.
주식투자는 한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행위라고 많은 책에서 이야기하지만, 사실 아니잖아?
대부분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배당금이나 차익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다.
기업에게는 이윤이 최고의 목표, 투자자에게는 투자이익이 전부다.
삼성전자 주식을 6만원에 사서 10만원에 판다면 그들이 분식회계를 해서 도덕적 해이를 가져왔건 불법승계 작업에 연루되었건 공평한 사회의 일원으로 해야 할 일을 못했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인 도덕성과 정의를 부르짖는 것은 투자자라는 이름표를 잠깐 떼어놓고 목소리를 높이면 그만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는 손가락질을 하며 사회의 정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투자자는 고생해서 모은 돈이 새끼 쳐 들어오길 바랄 뿐이다.
기업의 부도덕함이 주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면 그것이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니 발생된 사건이 사회적인 통념에 벗어나지만 주주로서의 이익에는 부합하는 성격이라면 대놓고 칭찬의 발언을 하지는 못할 지라도 비난할 이유는 없어진다.
투자의 시장에는 거대한 포식자들이 호시탐탐 개인투자자들의 돈을 빼앗아 먹을 기회만 노리고 있고, 음흉한 시선을 피해 알토란 같은 투자의 열매를 따먹기만으로도 벅차고 힘든 전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기존에 기업과 주식 시장을 바라보던 안일하고 목적과 상관없는 사회성에 대해 뺨을 후려친다. 정신 차리라고.
투자는 정당한 영역이고, 투기는 불법영역이라고 단정짓는 통념부터 깨뜨리라 요구한다.
투자자로서 두가지 영역은 어차피 같은 돈 벌기 위한 게임이고 불법이라는 요소 없는 순수한 돈의 순환일 뿐이다.
단기적이던 장기적이던 투자한 자금이나 기회에서 우리는 원하는 이상의 수익을 만질 수 있으면 된다.
여기에 도덕이나 사회이상 같은 고차원적인 생각앓이는 접어두자.
일반인의 눈이 아닌 "포식자의 눈"을 가지라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산 엘시티에 비리가 있다며 정치적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며 손가락질하고 있을 때, 저자는 그냥 질렀다.
앞으로 이 정도의 좋은 조건은 절대 승인받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비리가 겹겹이 쌓여 있다는 이야기는 저자의 말대로 공정성이 계속 확대되는 사회에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특혜라는 역발상은 정곡을 제대로 찌른다.
포식자에게도 등급과 위치가 있다.
익숙한 구분이지만 분명 포식자의 입장과 그들이 노리는 금융의 메커니즘은 각자만의 영역이 있다.
먼저 대기업을 이야기한다.
코스피에서는 대기업의 핵심산업을, 코스닥에서는 핵심산업의 협력업체에 투자하라는 조언은 노트에 받아 적었다.
대기업의 구조나 조직이 개편되면 소비자나 투자자의 눈이 아니라, 오너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왜 이런 식으로 사업을 재편할까?
이 질문에 오너의 미래 예측과 투자의 방향, 그리고 대기업이 하고자 하는 명확한 미션을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투자는 여기에 맞추어 진행되야 한다.
하이닉스를 지배하기 위해 SK그룹이 변하는 모습이 예시로 등장하는데, 항상 우리는 말하지 않던가? "우리는 늘 그랬듯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노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가득하다.
많은 회사에서 노조의 존재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있다.
사회의 공정상과 정의라는 측면에서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정당한 대가를 획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며 법적으로도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포식자로 바라본다면 어떤 이면의 모습이 보일까?
많은 언론에서 "귀족 노조"라고 비난하는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보면 다른 어느 기업들과 비교해 노조 구성원들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선까지 요구하는 모습에 얼굴을 찡그리게 되기도 하지만, 노동자 자신들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며 찾아 먹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애매한 시선의 교차다.
물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힘들게 모아 주식으로 투자를 했는데, 정작 그 회사의 노동자들은 손쉽게 돈을 번다는 억울함을 숨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회사의 가장 큰 책무는 커다란 이윤을 창출하여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건데 말이다.
하지만, 테슬라 사례를 보면 노조가 없는 상황은 오히려 정치적 타겟이 되어 회사가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정치는 표심이고, 유권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해질 수밖에 없다.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효율적인 회사가 오히려 정치적 공격대상이 되고, 노조라는 방패마저 없기에 보호받을 수 없는 기업이 되고 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저자는 이런 양면성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기관투자자들은 고객들에게는 장기투자를 추천하면서 막상 자기들은 단타로 치고 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실 20년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지금 다들 떼부자가 되었을 거다.
하지만, 그때 다른 주식을 샀으면 어땠을까?
역동적인 한국기업사에서 비명횡사에 간 기업들도 많았지만 3000을 넘긴 코스피의 숫자만 보더라도 장기투자는 어떤 기업을 했더라도 대부분 성공적인 투자가 되었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포장되었을 것이다.
20년 동안 200% 가격이 오른 종목이 과연 우량 주식일까? 단순한 숫자 놀음에 빠져서는 답이 안 나온다.
글로벌 기업이 움직이는 모습 역시 포식자로서 그들의 습성을 이해해야 한다.
앞서 테슬라의 노조 이야기에서도 언급했지만 너무 강한 글로벌 기업은 세계 어느 지역에서는 반드시 커다란 해머로 두드려 맞게 된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은 때로는 한 대 얻어 맞고 휘청이기도 하지만 능수능란하게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해간다.
시장의 한계를 스스로 인지하고 도전하는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따라잡을 지는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말미에는 네번째 포식자로서 우리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서 설명했던 포식자들의 흉폭한 모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스타일과는 다소 한발 떨어져 냉소적인 시각은 유지하되 담담하게 두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일본을 바라보면 다양한 지표에서 나타나듯, 그들의 쇠망을 바라볼 수 있었으며 중국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미들이 괜히 접근해서는 패가망신하기 딱 좋은 혼돈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저자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꽤나 거칠게 인터뷰를 하며 투자자들에게 정신차리라고 일갈한다.
이 책에서 가장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는 소득은 "투자할 때는 투자자가 되라"는 점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볼 줄 알아야, 시장을 지배하는 포식자들의 시각과 움직임을 쫓을 수 있다.
선량한 사회의 일원이 아니라 늑대가 되어 호랑이가 되어 포식자들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며 그들과 같은 생각과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는 강력한 충고이다.
세상이 녹록치 않다.
전쟁 같은 경제의 정글에서는 무자비함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처단하겠다 라는 야무진 꿈은 잠시 접어두고, 생존게임을 시작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