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구리다
표영민 지음, 김효찬 그림 / 월천상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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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표영민 작가님 블로그에 새로운 글이 올라오기를

열렬히 기다리는 애독자이다.

첫 그림책을 출간(내가 책 출간한 마냥 기뻤다)하고 나신 뒤 소식이 뜸하시다가

최근에 글이 자주 올라와서 반갑고 감사하게 글을 읽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소식을 듣고 난 뒤 득달같이 주문해서 샀다.

그리고...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이 책을 읽은 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적어본다.

'나는 개구리다', '나는 개다'

이런 제목의 책은 겁이 덜컥 난다.

음... 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

오십대를 넘은 이 나이에도 뭐라고 한마디로 나를 규정짓지 못하고

입이 달싹달싹, 우물우물거리고 있다.

속표지를 넘기니 첫 문장이 '글쎄 말이야.'였다.

엥? '글쎄 말이야'라구.

'글쎄 말이야.'가 어떻게 되는 이야기이지?

이 날부터 이 말이 오래오래 머릿속에도 맴돌고

귓가에도 맴돌면서 그림책을 읽고 또 읽게 만들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 말이 주는 잔상때문에 자꾸 읽고 싶은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건 말맛때문이었다.

'~없더라, ~몰랐을걸, ~뭐가 될까?, ~길어질지도 몰라, ~나는 건 싫은데'

말이 마치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나 혼자 읽어도 재미있고

아이들한테 읽어주어도 재미있었다.

이 말맛이 주는 재미는 혼자 읽을 때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올챙이가 '꽃사슴 누나처럼 예뻐지면 기분이 어떨까?'

'그래그래 예뻐지면 기분이 짱이겠다.'

그리고 하나 더

말맛과 함께 그림맛이 웃음지게 했다.

'뱀처럼 길어질지도 몰라.'와

'다람쥐처럼 나무를 잘 타면 멋지겠지.' 장면은

뱀과 아기다람쥐 얼굴을 한 올챙이가

어찌나 귀여운지 꽉 깨물어 주고 싶었다.

그나저나

이미 몸은 커지고 나날이 늙어가고 있는데

난 뭐가 되고 싶지?

아... 모르겠다.

그래도 개구리처럼 또 꿈꿔 봐야지.

아이들보다 어른인 나를 더 꿈꾸게 하는,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그림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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