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거대한 타의他意—오로지 물욕만을 따라 외곬로 뻗어가는 광기, 조직과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돌진하는 무서운 능력, 그 아래에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삭과 야곱의 모든 살붙이들의 선량하고 괴로운 관계 등 그런 모든 것이 합세하여 내 운명의 세포조직을 만들고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내 인생과 운명의 배후에서 후렴처럼 비가 되어 내린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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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주의자 문학동네 시인선 167
나희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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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헤어졌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헤어진 시점을 정확히 말하기는 쉽지 않다
정말 헤어진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세상에는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헤어진 척하다가 결국 헤어진 사람들도 있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사람들도 있고
무심코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ㅡ이별의 시점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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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쓰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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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죽은 사람들을
너무 일찍 잊어버린 사람들 속에 오래 서 있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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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라
토니 모리슨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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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 증거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뭔데?"
"보여줘? 누구한테? 얘, 내 마음은 내가 갖고 있어. 그리고 그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 거야."
"외롭잖아, 그렇지 않니?"
"그렇지. 하지만 내 외로움도 내 것이야. 지금 네 외로움은 누군가 딴사람 거고, 딴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건네준 거지. 그게 뭐 대단하니? 중고 외로움이지."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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