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그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살아 있는 한 생명을 불태운 흔적으로서, 살아 있다는 근거로서, 그날그날을 기록하는 행위와도 같았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더 깊고 고요해진 검은 빛을 보며떠오른 시 한 편, 김현승의 「검은 빛을 윤형근의 그림 앞에서 천천히 읊조려본다. - P178
그에게 드로잉은 결과물로서의 완성도나 스케일보다는 대상을 탐구하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한 장르다. 다른 이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계산할 수 없는 어떤 지점에 이를 때까지 그것과 동행하는 것, 이를 위해 사물을 바라보고 또 바라봄으로써 대상 자체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것. - 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