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에 귀머거리가 된 고야는 생을 마칠 때까지 칩거하며 집의 벽면을 온통 검은 그림(Black Painting) 연작들로 채워나갔다. 자식의 몸을 움켜쥐고 뜯어 먹는 사투르누스를 비롯해 고야의 말년작들은 한층 어두운 심연에 잠겨 있다.그 그림들을 보면서 예술의 힘이란 쾌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인간이 대면해야 할 중요한 진실은 극단적인 불쾌를 통해 더 적나라하게 표현되는지도 모른다. - P143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내디뎌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 이처럼 걷는 행위를 통해서만이 중력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다. - 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