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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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작가들이 미래의 독자를 염두에 두었으리라고 추측한다. 그것이 진지하게 읽고 쓰는 사람들의 논리적 귀결이라고 생각한다. 읽고 쓰는 우리도 소통을 원한다. 그런데 말하고 듣는 세계의 거주자들과 달리 우리의 소통 대상은 현재에 있지만은 않다. 우리는 읽으며 과거와 대화한다. 우리는 쓰면서 미래로 메시지를 보낸다. 그때 우리는 현재와 싸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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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럽게 하는 건 ‘아빠는 행복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빠는 행복하게 살다 갔을까? 후회하진 않을까?
살아생전 아빠는 늘 나중에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오빠 군대 제대하고, 내가 대학에 가고, 너희들이 결혼하면, 나중에 정년 퇴임하면, 손주들 안으면, 나중에 준비가 다 되면, 나중에. 나중은 없고 완벽한 준비란 없다. 그저 미완성된 오늘이 반복될뿐이다. 식탁에 놓인 아빠의 안경을 보면서 내 삶의 방향을 정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고. - P9

싸구려 과일 티, 3일은 안 감은 머리, 맨발, 부직포 이불등 다 보잘것없는 것들이었지만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불순물이 하나도 없는 순수한 감정들이 만들어 낸 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순수하게 내일을 기다린 적이 있었나, 사람을할 때 순수하게 바라보고 진심으로 대한 적이 있었나, 한탄이나 원망 없이 오로지 즐기기 위해 술을 마신 적이 있었나.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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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일을 범행을 정당화하는 데소비하는 것은 학대 피해 생존자들을 모욕하는 일이다. 학대 대물림‘은 범죄자의 변명에 확성기를 대 주는 낡은 프레임이다. 힘껏 새로운 삶을 꾸려 가는 피해자들을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예비 범죄자‘로 보게 하는 나쁜 언어다. 가정에서 아이를 학대해선 안 되는 이유는 아이를 아프게 하고, 존엄을 무너뜨리고,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이유는 충분하다. 가해자의 잔인한 범행을 나는 악惡‘이라는 개념 말고 다른 것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악행의 기승전결은 전혀 알고 싶지 않고, 합당한 벌을 받기를 바랄 뿐이다. - P162

사회가, 국가가 부당한 말을 할 때 우리는 반대말을 찾으면 안 된다. 옳은 말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사회에 할 수 있는 말, 해야 하는 말은 여성을 도구로 보지 말라는 것이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성별이나 자녀가 있고 없고가 기준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어린이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린이 스스로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약자에게 안전한 세상은 결국모두에게 안전한 세상이다. 우리 중 누가 언제 약자가 될지모른다.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 나는 그것이 결국 개인을지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언제나 절망이 더 쉽다. 절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얻을수 있고, 무엇을 맡겨도 기꺼이 받아 준다. 희망은 그 반대다. 갖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요구하는 것이 많다. 바라는게 있으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외면하면 안 된다고, 심지어 절망할 각오도 해야 한다고 우리를 혼낸다. - P219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는 대상화된다. 어른이 마음대로 할수 있는 존재가 된다. 어린이를 사랑한다고 해서 꼭 어린이를 존중한다고 할 수는 없다. 어른이 어린이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기중심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때, 오히려 사랑은칼이 되어 어린이를 해치고 방패가 되어 어른을 합리화한다. 좋아해서 그러는 걸 가지고 내가 너무 야박하게 말하는것 같다면, ‘좋아해서 괴롭힌다‘는 변명이 얼마나 많은 폐단을 불러왔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린이를 감상하지 말라. 어린이는 어른을 즐겁게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큰 오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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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사회는 비버처럼 힘든 노동으로 하루를 보내는 동물, 사냥이나채집으로 살아가는 동물을 더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다음에독수리의 삶을 통해 더 자세히 탐구하겠지만, 사체 청소는 에너지를재순환하고 질병이 퍼지는 것을 막는 명예로운 직업이다. 그리고 하이에나는 그 일에 "매우 능하다. 하이에나는 강력한 턱과, 대부분 동물이 소화하지 못하는 것을 분해하는 위산의 소유자로 아프리카 평원의쓰레기 수거 차량이나 다름없다. 탄저병으로 벌집처럼 썩어가는 시체를 게걸스럽게 먹고도 병들지 않는다는 사실은 많은 문화에서 하이에나가 마법의 힘을 소유했다고 믿는 이유를 설명한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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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라는 말은 얼핏 듣기에는 아름답지만 순진하고 낭만적인, 그리고 불가능한 환상이다.

.. 중요한 것은 어느 공동체가 개인을 배제하느냐가 아니다. 그 배제에 원칙이 있는지, 그 원칙이 우리가 믿는 보편 윤리와 인권 의식에 부합하는지다. 그런 원칙이 없거나 윤리적이지 않은 사회에서는 다수가 횡포를 부리게 되며, 거기서 몇 걸음 더 나아가면 강제수용소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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