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얼음덩어리는 물이 되어가네
아주아주 얇아지네

잔물결에서 하모니카 소리가 나네

그리고
너의
각막인 풀잎 위로
봄은
청개구리처럼 뛰어오르네 - P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명히 같은 한국어를 쓰는데 그들은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나는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 P34

지레 불가능이라 단정지었던 영역 중에 가능한 것은 무엇이 있는지 좀 더 알아보겠다고 결심했다. -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은 생각한다

아침은 매일매일 생각한다.
난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어선은 없는지를
조각달이 물러가기를 충분히 기다렸는지를
시간의 기관사 일을 잠시 내려놓고 아침은 생각한다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룬 사람의 깊은 골짜기를
삽을 메고 농로로 나서는 사람의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함지를 머리에 이고 시장으로 가는 행상의 어머니를
그리고 아침은 모스크 같은 햇살을 펼치며 말한다
어림도 없지요, 일으켜줘요!
밤의 적막과 그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한 것은 아닐까를 묻고
밤을 위한 기도를 너무 짧게 끝낸 것은 아닐까를 반성하지만
아침은 매일매일 말한다
세상에, 놀라워라!
광부처럼 밤의 갱도로부터 걸어나오는 아침은 다시 말한다
마음을 돌려요, 개관(開館)을 축하해요! -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의 경우는 어떨까요? 제 스승은 김사인 시인입니다.
제가 시를 습작하는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지요. 그런데 선생님이 학생들을 향해 시를 쓰는 방법‘을 가르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보다 시를쓰는 자의 태도, 시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셨지요. 한번은 전공 수업 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사람한테만 시인이고 싶지 않아. 나무나 풀, 바위,
먼지 앞에서도 시인이고 싶어." - P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순간이 와도 우리의 삶에 음악이 끊기지 않기를. - P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