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자란 애들이 나중에 자기 자식 때린다더라.그 말은 내가 오래도록 느낀 두려움이었죠.나는 사는 게 무서웠어요. - P159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 P163
미리는 현주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엄연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 P220
그렇게 소리 내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나의 불행과 그것에 대해 토로하지 않고 견디는 내 모습이 어른스러움의 증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P19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 P31
그때 나는 데비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내가 그 애의 일상에 노크하기에는 그 애로부터 너무 멀어진 친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P53
평생 되뇌야겠다고 생각했다. 거절을 잘 당하자. 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거절을 잘 당하는 것도 몹시, 매우, 많이, 중요하다. 이것을 까먹지 말아야겠다. 그러지않으면 누군가의 말과 마음을 사정없이 튕겨내기만 하는사람이 될 테니까. -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