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기는 또 어찌나 어려운지. 오늘 줘야 할지 내일 줘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는 기분에 빠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순을 ‘뿅‘ 하고 틔워주는 순간의 기쁨, 꽃망울을 맺는 아침의 반가움, 어느 고요한 새벽 내 곁에 있는 조용한 생명의 위로를 맛보았다면 그 귀찮음 따위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힘내세요. 식물을 죽이고 또 죽이는 당신. - P37

만약 당신이 마음이 가라앉고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 집 밖으로 나서는 일마저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어둠에 맞서 싸울 무기가 한두 가지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나는 우울한 날이면 용기 내어 식물을 구경하러 갑니다. 도저히 신발을 신고 문밖으로 나갈 수 없는 날도 있지만, 신발 끈을 맬 수 있는 날엔 꼭 용기를 내보려고 해요. 고요하고 멈춰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자라나고 있는 식물 친구들을 한참 구경하고 나면 어둠을 이겨낼 작은 빛을 얻기도 하거든요. 도시 식물 산책은 스스로의 어둠과 싸우기 위한 나만의 무기를 얻는 비법입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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