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가 품위 있게 싸우는 방법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는 말은 당연히 논쟁적이다. 나부터 의심스럽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선악과 시비, 승부는 누가 정하는가.
선악은 규범적이지만, 강약은 맥락적인 개념이다. 갑을 관계는 상황에 따라 다르고, 세상은 갑을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갑을(甲乙)에 속하지 않은, ‘병정무기경신임계(丙丁戊己庚辛王癸)‘도 있다. 이는 본디 순서(위계)가 아니라 순환이다. 고정된 약자나 강자는 없다. 관계 속에서 약자만이 지닐 수 있는 무기를 찾아야 한다. -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