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恨을 삼키며
-겨울비/ 최태준
후두둑
속살 할퀴며 지나는 소리에
고여 있던 핏물이 흐른다
내려 앉은 거리
어둠이 정지되고
침묵마저 마비된
생의 끝자락
외면당한 존재의 그
처절한 몸부림
허우적거리며 길을 묻던
파리한 미소는
여행길 우연히 만난 벗처럼
반갑게 똬리를 틀고
조금은 수다스러운
리듬에 맞춰
일순간
동여맨 사슬을 푼다
"무신눔의 비가 이리도 청승맞게 오누"
젖어
떨고 있는 이 가슴은
언제나 마를지―
최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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