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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0년 3월
평점 :

사실 맨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나서는 심리학 도서나 에세이도서의 제목으로 착각을 했다. 요즘 4월에 치뤄질 총선을 앞두고 여전히 두그룹으로 나뉘어 옳고 그름을 따지는 분위기가 코로나로 인해서 온나라가 힘들고 어려운데도 참 좋아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나라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서로 힘을 합쳐서 지금의 국가적인 재난의 위기를 헤쳐나가도 시원찮을판인데.. 어쩜 이리도 한결같이 다들 서로 물어뜯고 깍아내리기만 바쁜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는 JTBC에서 방송중인 <차이나는 클라스> 에 출연해서 화제가 되었던 131회의 강의내용 "독일의 68과 한국의 86편"과 132회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편을 녹취하여 재구성했고, 책에는 추가로 방송을 통해서 나가지 못했던 내용이 추가로 보충되어서 책으로 재구성되어 출간하였다고 한다.

이책의 저자는 김누리 교수, 중앙대 독어 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독일유럽학과 교수이며, 아시아세 세번째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독일 유럽연구센터"의 소장 및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독인 현대 호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작가 귄터 그라스의 문학을 연구하면서 독일 통일 문제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로인해서 최근 여러권 책을 출간하였고, 지금도 학술 및 교육 문화 교류활동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의 명강의가 화제가 되었다고 해서 책을 읽기전에 직접 2회의 방송분을 찾아서 시청하였다. 이후 책을 읽어보니 방송에는 시간상 나가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만약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방송을 통해서 먼저 김누리 교수님의 멋진 강의를 들어보고, 책을 통해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까지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것이다.
먼저 방송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바로 시작하기전에 녹화장에 입장하면서 패널들에게 부탁을 한내용이 자신이 입장을 할때 일어서서 맞이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오랜시간 독일에서 유학하며 공부해온 그는 우리나라의 꼰대문화등에 대해서도 매우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냥 편안하게 학생들에게 강의하듯이 맞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입장할때 앉아서 맞아달라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책의 초반부에는 우리나라도 얼마전 광화문 촛불집회로 인해서 대통령의 탄핵을 민주적으로 이끌어내었고 새로운 정권이 탄생할수 있었던 그 배경과 과정이 전세계인의 머릿속에 기억될만큼 놀라운 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얻어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은 위대한 승리라는 표현과 함께 동시에 매우 취약한 민주주의가 없는 민주주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광화문 광장에서는 잘못하고 부정한 현정권에 맞서 정권교체를 위하여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며 모였던 한사람이 집안에 돌아가서는 언제 그래냐는듯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되어버리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달달 볶는 권위주의적인 교사가 되어버리고, 회사에서 가서는 갑질을 일삼는 상사가 되어버리는 매우 불편한 진실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느것이 참다운 민주주의 모습이라고 말할수 있겠는가...말이다.
김누리 교수는 독일에 유학을 하던 시절에 동독과 서독의 통일이 이뤄지는걸 직접 경험했고, 베를린 장벽이 시민들에 의해서 무너질때 그는 그 모습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며 울면서 그들과 같이 감격하며 공감하는 유일한 아시아인은 한국사람이었다고 기억한다. 그외 다른 외국인들은 그냥 특별하지 않은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은 그들과 같이 남과북으로 나뉘어서 여전히 이념과 사상이 대립되어 있는 현실이 동일했기 때문에 장벽이 무너지는 모습이 정말 너무나 감격스러웠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68혁명의 불길은 바다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전해지고 다시 일본에까지 이어졌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철저하게 차단되어 그 영향이 끊어졌다고 한다.
68혁명의 가장 기본적인 이념은 <모든 형태의 억압을 거부하는것> 그 시초가 된 계기는 바로 베트남 전쟁이었다고 하는데 당시에 우리나라는 5.16 군사쿠데타를 통해서 정권을 갖게된 군부세력으로 인해서 미국의 눈치를 보고 많은 국가들이 베트남 전쟁을 반대를 외쳐왔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4년간 총 32만명에 달하는 월남전 파병을 진행할정도로 정반대의 길을 갔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왜 우리나라에 68혁명의 불길이 닿지 않았는지 알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된 68혁명의 내용과 그것을 통해서 세계여러나라들의 변화된 민주주의 의식등을 알수 있어서 좋았고, 386세대로 일컬어지던 우리의 선배들은 지금은 586세대가 되어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올라있다고 한다. 그당시 군부독재에 맞서서 우리손으로 직접 투표를 하면서 새로운 선거를 열망하던 모습이 이제는 부끄러운 선거를 매번 치루고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무리들의 타도를 외치며 시위하던 그들이 정작 지금은 더 악하고 나쁜 기득권세력이 되어서 꼰대처럼 버티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방송을 보고 책을 읽으면서 화도 난다. 해방후 지난 수십년간 진행되온 군부독재의 생활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라는 큰 숙제를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40년전 그때나 지금이나 과연 달라진게 무엇이 있을까? 아니 오히려 걱정이 된다. 지금의 모습이 과연 미래세대인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40년후에도 똑같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때문에 말이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다음세대의 아이들이 진정으로 누리고 경험할 민주주의 옳바른 모습을 보고 누릴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서 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이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부터가 우리아이들에 꼰대질을 하며 지내왔는건 아닌지.. 직장에서 후배에게 가르친다는 핑계로 잘잘못을 따지며 지내왔던건 아닌지 말이다. 어쩌면 나부터가 작은 변화를 시작한다면 큰 물결이 되어 이사회가 다가올 미래사회가 우리아이들이 진심으로 민주주의를 행복하게 누리며 생활할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작은 바램은 가능하면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자극을 받고 찔림을 받았듯이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구성원들이 지금껏 우리가 알면서 묵인해오고 몰라서 넘겨왔던 미래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 나누길 희망해본다.
<이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