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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열네 살 ㅣ 한림아동문학선
미즈노 루미 지음, 이경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어쨌든, 열네 살>
제59회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고단샤'에 대해 검색해보니 일본 초대형 출판사라고 나온다.
아마도 문학동네, 창비의 청소년 문학상 정도가 아닐까 싶다.
싱그러운 표지와 열세 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눈이 가는 책이다.
열네 살, 4명의 아이들이 겪는 사춘기 이야기.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이들은 같은 반이지만 각기 다른 성장통을 겪고 있다.
요코, 타케루, 리츠, 다이치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로
서로 다른 듯 닮아있는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을 볼 수 있다.
'경계 없는 소녀'라는 표현이 궁금했다.
주인공 요코가 말하는 경계라는 게 '음지', '양지'라는 걸 알고는 의아했다.
나는 한 번도 이런 걸 고민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학교생활은 새로운 반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게 즐거웠다.
한 명 한 명 얘기를 나눠보면 늘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나와서 신이 났다.
라떼랑 다른가?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매년 반 분위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한다.
한 반에 24명.
그중 여학생이 11명인데 굳이 편을 가르거나 경계를 나눌 필요가 있냐며
자기도 그런 건 신경 안 쓰고 싶다고 한다.
휴~ 잘 지내는구나 싶어서 다행이다.^^
경계를 없애고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며 고민하는 요코의 마음이 참 기특했다.
누군가의 강요나 간섭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
그래, 그렇게 성장하는 거야!
젊은 남자 선생님을 짝사랑하고 소꿉친구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끼며
우정과 경쟁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느 이야기에선 주인공으로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변 인물로 비춰주는 관점이,
생각을 바꾸면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빛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육아서를 읽다 보면 육체의 성장만큼 생각이 따라오지 못해서 겪는 게 성장통이라고들 한다.
몸은 어른스러워지는데 정신은 아직도 아이에 머무르고 있어서
이런 혼란스러움이 사춘기 시기에 온다고 한다.
나는 참 둔한 건지 순한 건지 사춘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생각이 단순한 사람이라 그런가 그 시기를 마냥 즐겁게 보내서 참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 아이도 순조롭고 순탄하게 지나가기를 바라지만
요즘에 가만히 딸아이를 살펴보면 살짝살짝 사춘기 증상이 보이는 것 같다.
자기방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건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많아진 거라고 짐작한다.
<어쨌든, 열네 살>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내 아이가 올여름처럼 무덥고 쨍하게 내리쬐는 사춘기를 맞더라도
언젠가 생각나면 웃을 수 있도록 곁에서 믿고 기다려주는 엄마이고 싶다.
추억으로 웃을 수 있다면 지나온 시간이 헛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