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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세 번, 동네문화센터에 놀러 갑니다
정경아 지음 / 세미콜론 / 2023년 11월
평점 :
'지구 생활 60년 기념사업으로 시작한 공부'라고
'68세 K-그랜마'
와~ 벌써부터 뭔가 웅장하다.
작가는 두 곳의 문화센터에 다닌다.
그곳에서 중국어와 진주교방굿거리춤을 배우고 있다.
왜 하필 동네문화센터냐면
접근성이 좋고, 나이 제한이 없고, 경로 할인도 되고,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점
게다가 진도가 빠르지 않고 숙제나 시험 부담도 없다는 점 등
장점이 많아서 이용한다고 한다.
매면 한 가지씩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목표는 느긋하게 출석률 50%로 정했다.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고 몸도 예전처럼 가볍진 않지만
작가는 오늘도 즐겁게 동네문화센터를 즐기고 있다.
'동네에 경사가 났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기뻐하는 그 마음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이사 오고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동네에 도서관이 새로 생겼다.
아직 도서가 정리되지도 않아서 어수선했지만
어린 딸아이와 도서관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지금은 아이 등교 후 오전 1~2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낸다.
집에 있으면 늘어지고 미루게 되는 독서와 공부거리를 싸 들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우리 동네 좋은 점을 꼽으라면 첫 번째가 도서관이라고 말할 정도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나도 작가님처럼 이웃사촌이 된 도서관과 앞으로도 쭉~ 친하게 지내기로!
이 책을 선택한 건 작가와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친정엄마가 생각나서였다.
나는 결혼 후에도 친정과 같은 동네에 살아서
엄마랑 산책도 함께하고 맛집도 함께 다니고 딸아이 육아도 함께 했었는데
남편 직장 발령으로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2시간 거리의 타 지역으로 오고 나서 나와 많은 것을 함께하던 엄마의 일상이 바뀌고
자꾸만 외롭고 우울하다고 하셨다.
그런 엄마를 구해주건 바로 동네문화센터였다.
엄마는 노래교실, 웃음체조, 영어까지 매일매일 새로운 수업을 즐기셨다.
정기적으로 얼굴 보는 사이가 되며 친해진 문화센터 수강생들과
다른 수업도 수강하고 등산도 다니고 점심도 함께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신다.
보고 싶다, 외롭다, 허전하다 말하며 우리 가족을 그리워하시던 엄마와의 통화가
요즘 너무 재밌어, 바쁘다, 다른 것도 배울 거라고 하시며 대화 주제가 바뀌었다.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지 모른다.
이 책을 읽고 '세 번째 30년' 이란 표현을 엄마에게 말씀드렸더니 크게 웃으셨다.
" 맞네 맞네 세 번째 30년. ^^ 나이 들어 늙었다는 표현보다 훨씬 듣기 좋다.
그럼 나도 세 번째 30년을 살고 있는 거네 ㅎㅎㅎ"
70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향하는 엄마는 늘 밝고 긍정적이다.
그런 엄마의 생활에서 문화센터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일주일에 세 번, 동네문화센터에 놀러 갑니다>는
동네문화센터에 다니면서 배움의 즐거움도 찾아나가는 68세 작가님의 에세이다.
배우고 여행하고 현재의 삶을 즐기는 노년의 일상을 보며 작가님을 응원하게 되었다.
노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작가님과 엄마의 모습은 곧 나의 미래이기도 할 것이다.
책을 통해 그분들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서 가까워진 기분이다.
나도 슬슬 지구 생활 60년 기념사업 준비단계에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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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