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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잠자리 ㅣ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권정생 지음, 최석운 그림, 엄혜숙 해설 / 길벗어린이 / 2019년 9월
평점 :
높고 파란 가을 하늘~
권정생 선생님의 <밀짚잠자리>를 만나다.

길벗에서 가을에 맞춰서 출간을 기획 하셨겠죠?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는 늘 따뜻하고 자연이 녹아있어서 주주와 함께 읽어 보고 싶었어요.
그림을 그려주신 최석운 작가님의 상쾌한 푸른하늘 배경의 밀짚잠자리가
요즘 가을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파란하늘에 책을 띄워 현실에서 날고 있는 밀짚잠자리처럼 찍어보고 싶었는데
사진기술이 없는지라 이정도로 만족할래요^^

노랑 아기 밀짚잠자리는 태어난 첫 날 냇가 버드나무 가지에서 푸른 하늘을 봤어요.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세상 구경에 나서요.
아직은 아주 조금 밖에 날지 못해 앉아서 쉬는 동안
아기 무종다리도 만나고, 아기 방아깨비, 무당벌레도 만나요.
미루나무 꼭대기에 하나님 나라가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날아가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담장 안의 동물들을 만나고,
탈탈탈탈 시끄러운 경운기 소리에 놀라 달아나기도 해요.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하루 종일 날아다닌 밀짚잠자리는 저녁이 되어서야 하루살이를 잡아먹어요.

해님이 서산으로 져 버리고 별이 나오고 달님이 떠올랐어요.
밀짚잠자리는 밤이 되어 달님을 만나 그날 보고 경험한 것을 말해요.
달님은 밀짚잠자리에게 세상은 아주 예쁜 것도 있고, 미운 것도 있고 무서운 것도 있다고,
그래서 기쁘고 즐겁고, 또 무섭고 슬프기도 하다는걸 알려줘요.
꼭 엄마와 아이 같아요.
주주도 자기전에 낮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속상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즐거운 일을 말할때는 잠을 포기한 듯 엄청 웃어대기도 해요.
속상한 일도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겪으면서
단단하게 자라는 주주를 위로하고 안아주면 어느새 잠이 들죠.
권정생 선생님이 늘 어머니를 그리워 하셔서 일까요?
아이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너무 잘 알고 계신것 같아요.
그 마음들이 선생님의 동화에 담겨있어서 늘 따뜻하게 느껴져요.
<아기 소나무>의 달님과 아기소나무의 대화에서는
달님이 사물의 이치를 알려주는 엄마처럼 그려졌던걸로 기억해요.

그림책을 읽다 보면 놓치는 부분도 많은데, 이렇게 작품 해설이 있어서
책 속의 밀짚잠자리의 시선을 잘 따라가게 됐어요.
밀짚잠자리의 경험이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느낄수 있었고요.
그 눈에 비친 희로애락의 삶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주제를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풀 한 포기, 작은 곤충 한 마리까지도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아이들과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존재가치와 삶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최석운 작가님은 그림책 그림을 그릴 때, 회화와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고 해요.
하지만, 사람이 아닌 밀짚잠자리의 표정을 그려나가는 것이 무척 곤혹스러웠다고 해요.
몸집이 작은 잠자리를 확대하며 고민하신 끝에 그리셨대요.
그 결과 갓 태어난 밀짚잠자리로 표현된 순수하고 맑은 눈도 그렇고,
푸른 하늘이 배경이 되어 시각적인 시원함이 느껴지도록 애쓰셔서
표지부터 반하게 만드는 책이 나온것 같아요.

책의 뒷부분에 작가연보도 실려있어서 조금이나마 선생님의 삶을 엿볼수 있었어요.
다시 태어나시면 평화로운 세상에 건강한 몸으로 행복하시길 바래요.
작은 시골집에서 파란 하늘과 잠자리, 새와 자연속의 친구들을
선생님은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해 주시는것 같아요.
자연이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며, 작은 생명도 존중하며,
가치 있는 삶에 대해 생각을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믿고 보는 권정생 선생님의 <밀짚잠자리>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