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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 부끄러운 교생 일기
김충하 지음 / 이노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부끄러운 교생일기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SNS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로 살고 있는 작가가
한 달간 교생 실습을 나간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악의없는 말인걸 알면서도 슬프게 다가왔지만
두려움과 차가움에서 구해준 것도 바로 아이들이었다.
고3 우리반에도 이런 질문을 자주 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유쾌한 영어생님이 참 힘들어하셨던 기억이 난다.
옆길로 빠질것 같으면 어김없이 날아오던 차가운 목소리.
'시험에 나와요?', '진도 나가요.'
....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남중,남고를 나온 교생 선생님이 바라보는 남녀공학의 모습,
공무원 세계, 을종수업, 미니콘서트, 아이들 이야기 등
한 달간의 교생 생활이 담겨있다.
이 책은 그동안 아이들에게 받은 편지의 답장이기도 하고
미처 말하지 못했던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담았다.
그리고 교생 실습의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교생'이라는 단어는 학생들을 참 셀레게 하는 것 같다.
교생 선생님이 오시기 전, 후의 교실 공기는 다르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내가 다닌 여중,여고에서 남자 교생 선생님의 인기가 엄청났던 기억,
교생으로 오셨다가 정식 발령으로 다시 만난 선생님.
내 친구의 언니,오빠가 교생으로 오기도 하고,
부모님 지인분들의 자녀들이 오기도 하고,
교회 오빠를 교생 선생님으로 학교에서 만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E여대를 다니시던 N선생님은
고등학교 시절 나의 우상이기도 했다.
수학을 못하는 내 성적이 안타까워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알바해서 받은 돈으로 사주시던 대학교 앞 돈가스, 파르페.
동기부여라며 선생님이 다니시던 E여대를 비롯해
신촌의 많은 대학교를 구경시켜 주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보낸 2년 정도의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진지충하' 선생님도 왠지 N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소중하고 의미있는 교생 선생님이셨을 것 같다.
너희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학교에 다닐 때 반드시 경험해봤으면 좋겠어.
어떻게 하지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고 생각하는 게
가끔은 더 좋은 경우가 있지. p.115
오래 고민하지 마시고 학교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시를 쓰고
어색함도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주는 선생님이 곁에 있어준다면
또 다른 '진지충하'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생하셨고, 응원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