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들의 익숙한 모습이 들어있다.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3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내용으로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만든 쉐이크로 작가는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딸과 아빠다.

딸은 퇴직한 아빠의 일상을 무덤덤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책 속의 아빠는 퇴직을 하고 가족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한다.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면 집안일을 하고 종종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누린다.

그런 아빠가 딸의 시선에선 여유롭게 보였다.

하지만 아빠는 점점 말수가 줄고 한숨이 늘었다.

아빠의 고민이 딸에게도 보이기 시작한다.

작가의 이야기처럼 우리 아버지들의 익숙한 모습이 들어있다.

퇴직이나 실직을 예상보다 일찍 겪게되면서 오는 공허함과 무료함.

​일을 하는 동안 바빠서 못가던 아이들의 행사에도 참석하고

바쁜 가족을 위하여 아침 식사도 준비하며 가족에게 다가가려는 아버지의 모습.

가족의 관계를 노력해야 한다는게 마음 아팠다.

우리 아빠는 정년퇴직을 하시고 엄마랑 놀러다닐거라며 딱 1년만 쉬셨다.

하루종일 두분이서 함께 하니 엄마는 살짝 귀찮아하면서도 좋아하셨다.

종종 신혼이던 우리 부부를 불러 맛집을 데려가시는걸 즐거워하셨다.

나에겐 아빠의 퇴직 후 1년이 행복이였는데

아빠도 이 책 속의 아빠처럼 공허했을까 싶어 잠시 걱정했다.

엄마에게 여쭤보니 아빠는 그 시간을 너무 재미있어 하셨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는 내 마음도 안정되었다.

요즘들어 돌아가신 아빠생각이 참 많이 난다.

(아니, 난 늘 아빠가 그립다 ㅠㅠ)

그런데,

40대 중반인 남편에게도 책 속의 아빠가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도 퇴직 후의 생활을 걱정할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

런닝만 입고 돌아다니며 브루스윌리스 같지 않냐며

실없는 농담을 나와 아이에게 할 때마다 숱없는 머리만 비슷하다고 놀렸는데

앞으로는 많이 비슷하다고 닮았다고 기를 살려줘야겠다.^^

노령시대에 들어서서 평균수명은 늘었으나

일선에서 물러나는 시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퇴직은 예고된 것일 수도,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

​어차피 마주해야 할 시간이라면 혼자 보다는 함께 마주하길 바래본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떠신가요?

 "아빠, 제 우산 같이 써요. 이제 제 우산도 제법 커요."